황대헌(오른쪽)이 13일 저녁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를 마친 뒤 경기 도중 충돌한 캐나다 스티븐 뒤부아에게 사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13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 황대헌(23)은 반 바퀴를 남기고 추월을 시도하다가 삐끗하면서 완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때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도 영향을 받아 3위로 쳐지고 말았다.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는 동안 황대헌은 뒤부아에게 다가가 사과의 말을 전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판독 결과 황대헌은 무리한 추월 시도로 페널티를 받았고, 이에 영향을 받은 뒤부아는 구제돼 결승에 오르게 됐다. 황대헌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미안해서 사과했다”고 밝혔다.
황대헌은 2018년 평창 대회 때는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힘이 조금 부족했다. 황대헌은 “머뭇거리는 것보다 시도라도 해보고 실패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후회없이, 미련없이 레이스를 했다. 개인전이 끝났는데 아쉽기도 하지만 후련하다”면서 “계주가 마지막 경기이고 팀 경기니까 준비했던 팀워크를 다 보여드리고 다섯명이 웃으면서 이곳(인터뷰 존)에서 자리를 같이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황대헌을 비롯해 중국 선수들도 모두 떨어진 남자 500m 결승에서는 헝가리 류 샤오앙이 금메달을 땄다. 헝가리는 평창 대회 때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2위는 그동안 메달이 인연이 없던 콘스탄틴 이블리예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차지했고, 3위는 황대헌의 실격으로 구제된 뒤부아가 기록했다. 쇼트트랙 남자 개인전은 모두 끝났으며 마지막 남은 5000m 계주는 16일 열린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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