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 특집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종합 3위’…이례적 목표 왜일까

등록 2023-09-23 10:00수정 2023-09-23 21:59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
항저우 시민과 방문객이 1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탄강 인근에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라이트쇼를 관람하고 있다. 항저우/AFP 연합뉴스
항저우 시민과 방문객이 1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탄강 인근에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라이트쇼를 관람하고 있다. 항저우/AFP 연합뉴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이 베일을 벗는다. 9월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8일까지 16일의 여정이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던 이번 대회는 엔데믹(풍토병. 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시대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종합 스포츠 축제다. 총 40개 종목에서 481개 금메달을 두고, 45개 나라 선수단 약 1만2500명이 열전을 벌인다.

■ 엔데믹 시대 찾아온 첫 종합 대회

코로나19는 스포츠 대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21년 도쿄여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겨울올림픽은 각각 ‘버블 올림픽’과 ‘폐쇄 루프’라는 이름으로 사회와 분리된 채 대회를 치렀다. 엔데믹을 맞은 중국은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단절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종합 스포츠 대회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심은 기술을 통한 연결이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 인공지능과 각종 디지털 기술을 선보인다. 자율주행 버스가 선수촌을 누비고, 대회 참가자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대회 정보를 확인한다. 메인미디어센터(MMC)에는 각종 첨단 산업체가 부스를 차렸다.

친환경 기조도 더욱 강화했다. 앞서 베이징에서 환경을 고려한 초소형 성화를 선보였던 중국은 이번 대회 개막식을 폭죽 없이 치르기로 했다.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과 인근 테니스 센터는 인공지능이 약 50개 전압 시스템과 2만개의 설비를 연결해 에너지 소비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미디어 관계자가 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메인미디어센터에서 대회 마스코트(왼쪽부터 천천, 충충, 롄롄)와 사진을 찍고 있다. 항저우/AFP 연합뉴스
항저우아시안게임 미디어 관계자가 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메인미디어센터에서 대회 마스코트(왼쪽부터 천천, 충충, 롄롄)와 사진을 찍고 있다. 항저우/AFP 연합뉴스

■ 더 유연하게, 더 개방적으로 변한 중국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분위기도 느껴진다. 베이징에서 중국은 올림픽 참가자와 시민을 완전히 분리하는 폐쇄 루프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제한이 없다. 방호복 속에서 표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소독약을 뿌리고 콧속에 코로나 검사기를 밀어 넣던 이들이 이제는 유창한 영어와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그러나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은 존재한다. 아시안게임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항저우 중심부와 달리 외곽에선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 화려한 빌딩 숲에 가려진 낡은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내면, 대회 마스코트 대신 정치 선전물이 거리를 채운 또 다른 중국이 등장한다. 이름을 밝히길 원하지 않은 한 현지 시민은 “한 도시에 마치 다른 두 개의 세상이 있는 듯 보일 것”이라며 “이런 격차는 중국 어딜 가나 존재한다”고 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외곽 지역 거리에 설치된 정치 선전물. 항저우/이준희 기자
중국 저장성 항저우 외곽 지역 거리에 설치된 정치 선전물. 항저우/이준희 기자

■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의 축제

현실적 한계를 넘어 중국이 대회에 많은 공을 쏟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지난 대회 때 비판을 받았던 부실한 식사, 취재 제한, 경직된 대회 운영 등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중국이 이처럼 아시안게임에서 비교적 유연한 모습을 보이는 건 대회 특성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시안게임은 서구중심적인 대회인 올림픽과 달리 오로지 아시아를 위한 축제이기 때문이다.

종합 스포츠 대회 역사를 보면, 올림픽은 확산 과정에서 제국주의적 성격이 있었다. 문명의 상징이었던 스포츠를 통해 ‘야만적인’ 다른 세계를 문명화하겠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역사적으로 이에 대한 반감에서 출범했다. 1951년 첫 아시안게임이 영국을 몰아낸 인도에서 열린 점은 상징적이다.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외교적 공간을 넓힐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저장성 이우시 이우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23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우/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저장성 이우시 이우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시 주석은 23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우/신화 연합뉴스

■ 이례적 ‘종합 3위’ 목표…한국은 왜?

이번 대회는 한국 스포츠에도 중요한 이정표다. 한국은 이번 대회 목표를 종합 3위로 잡았다. 이례적이다. 한국은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3위에 머문 건 최근 대회 중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때뿐이다. 일본을 넘어설 수 없다고 인정한 셈이다.

대한체육회는 “일본이 엘리트 체육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이 생활체육 확대에서 엘리트 체육 육성으로 진로를 바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두고 비판도 나온다. 이미 생활체육 저변이 넓은 일본이 엘리트 체육 중심으로 돌아섰다는 주장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특히 기초 종목으로 꼽히는 수영과 육상에서 기대가 크다. 수영은 황선우(강원도청)를 필두로 금메달 6개를 목표로 보고 있고, 육상에선 우상혁(용인시청)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기초 종목에 대한 꾸준한 투자 덕분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기초 종목 저변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에 입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에 입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최윤 선수단장은 대회를 앞두고 “비인기종목을 넘어 인지조차 되지 못하는 비인지종목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해왔다. 이번 대회에선 카바디, 브리지, 세팍타크로 등도 치러진다.

항저우/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신진서, 중국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기적의 역전승…쑤보얼항저우 우승 1.

신진서, 중국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기적의 역전승…쑤보얼항저우 우승

유승민 체육회장 MZ 리더십 기대…소통·개방·연결 발휘할까 2.

유승민 체육회장 MZ 리더십 기대…소통·개방·연결 발휘할까

역시 이 장면이었어…2024년 최고의 스포츠 사진은 3.

역시 이 장면이었어…2024년 최고의 스포츠 사진은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4.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이름 바꾼다” 워싱턴 레드스킨스… 다른 구단의 운명은? 5.

“이름 바꾼다” 워싱턴 레드스킨스… 다른 구단의 운명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