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가운데)가 3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3차전 타이와 경기에서 4회말 안타를 친 뒤 출루하고 후속 타자 안타 때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평균 나이는 23살이다. 프로 선수의 아시안게임 참가가 허용된 1998년 방콕 대회 다음으로 나이가 가장 어리다. 리그 최고 선수들로 구성했던 이전 아시안게임과 달리 24살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 두 명(박세웅, 최원준)이 있지만 이들도 28살 이하다.
국제대회 경험도 많이 부족하다. 24명 엔트리 중 도쿄올림픽이나 세계야구클래식(WBC)을 경험한 이들은 8명뿐이다. 특히 포수 포지션은 KBO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주전급 포수를 차출할 수가 없었다. 백업 포수 중 그나마 기량이 나은 김형준, 김동헌이 뽑힌 이유다. 팀이 흔들릴 경우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수도 없다. 이번 대회 캡틴은 24살 김혜성이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게 크다.
국제 대회 경험 부족은 2일 대만전 패배로 이어졌다. 19살 선발 문동주가 선취점을 내준 뒤 한국 선수들은 쫓아가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고, 타석에서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득점권에서 이런 모습은 더욱 도드라졌다. 한국은 이날 6안타 1볼넷으로 무득점에 그쳤고, 대만은 7안타 3볼넷으로 4점을 뽑아냈다. 집중력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3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2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3차전 타이와 경기에서 17-0, 5회 콜드 게임 승리를 거둔 뒤 마운드 주변에서 서로 축하하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한국은 3일 열린 B조 조별리그 3차전서 타이에 17-0, 5회 콜드승을 거두며 대만(3승)에 이어 B조 2위(2승1패)로 슈퍼 라운드에 진출했다. A조 일본, 중국과 결승 진출을 다투는데 한국은 대만전 패배(0-4)로 1패를 안고 슈퍼 라운드를 치른다. 이 때문에 한국은 일본, 중국을 반드시 꺾고 2승1패를 만든 뒤 TQB(Team’s Quality Balance) 등을 따져봐야 한다. 중국 전력이 제일 약하다고 볼 때 여차하면 한국, 대만, 일본이 서로 물고 물릴 수 있어서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으로 계산되는데 대만에 단 1점도 얻지 못한 한국은 일본전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득점을 많이 뽑아내야만 한다. 한국과 대만이 일본, 중국을 모두 꺾으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 대만이 결승에 오른다.
한국은 현재 윤동희, 최지훈, 노시환이 괜찮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좌완 이의리 대신 막판에 대표팀에 합류한 윤동희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12타수 7안타(타율 0.583), 최지훈은 11타수 6안타(타율 0.545), 노시환은 7타수 4안타(타율 0.571) 6볼넷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주포인 강백호는 4번 타자로 출전한 홍콩, 대만전에서 8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했다가 6번 타순으로 내려온 타이전 4회 마지막 타석에 우전 안타를 쳐냈다. 11타수 1안타 6삼진의 성적. 2020 도쿄올림픽(타율 0.308), 2023 세계야구클래식(0.500) 때 방망이 솜씨가 살아나야만 일본, 중국전 희망이 있다. 강백호는 타이전이 끝난 뒤 “우리 선수들에게 매우 미안했다”라면서 “마지막 타석에서 운이 좋게도 안타가 나왔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은 “슈퍼 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꼭 이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대표팀은 4일 휴식을 취한 뒤 5일, 6일 슈퍼 라운드를 치른다. B조 2위여서 전부 낮 경기(오후 1시)가 배정돼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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