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이 시를 남긴 고려 후기 고승 나옹 선사(1320~1376)를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승보종찰인 순천 송광사에서 24일 오후 1시 열린다.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이 기획한 이 학술대회는 송광사와 보조사상연구원(원장 김방룡)이 공동 주최한다.
나옹 선사는 경기 양주 회암사에서 견성하고 중국 옌징(베이징의 옛 이름)으로 건너가 인도에서 온 지공선사에게서 법을 받았다. 귀국해 훗날 태조 이성계의 왕사가 된 무학대사에게 법을 전했다. 주로 양주 회암사에 주석했지만, 송광사에서 3년간 주지를 지내기도 했다.
방장 현봉 스님의 법문에 이어 ‘여말선초 송광사의 위상과 나옹의 법맥’을 주제로 진행되는 학술대회에서 황인규 동국대 교수,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 이철현 동국대 교수, 중앙승가대 교수 정각 스님 등이 발표한다.
고려시대 송광사를 중심으로 정혜결사운동을 펼친 보조 지눌 선사를 조명하기 위해 1987년 창립된 보조사상연구원은 연구 주제를 놓고 나옹 선사를 비롯해 송광사와 인연이 있는 고승들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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