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100고지에서 40년간 은둔 수행해온 현기(83) 스님이 오는 20~25일 5박6일간 하산해 인천시 강화도 전등사(회주 장윤 스님)에서 <벽암록>을 설법한다.
전등사는 ‘올바른 간화선의 뿌리를 찾아서―현기 대선사 벽암록 전등 대법회’를 마련했다. 매일 오전 8시30분과 오후 2시 두 차례 100여분씩 진행되는 법문엔 전국 선원의 비구·비구니 스님 50명과 재가 참선 수행자 120명 등이 숙식하며 참여한다. 이밖에도 하루 300여명의 대중이 설법을 들을 예정이다.
숙식 동참자는 오전·오후 정진, 자율정진 등을 통해 실참실수를 병행하며, 현장에 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유튜브 채널 ‘전등사티브이(TV)’에서실시간 생중계한다. 벽암록은 중국 송나라 때 당나라 이후 불교 선승들의 선문답을 가려 뽑아 설한 것을 정리한 선가의 제1서로 꼽히는 책이다.
2013년 5월1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첫 간화선 대법회에서 현기 스님이 설법하고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현기 스님은 성철 스님과 함께 당대의 선지식으로 꼽힌 향곡 스님의 문하에 출가해 주요 선원에서 참선하다가, 지리산 상무주암으로 들어가 40년 가까운 세월을 손수 밭을 일궈 먹으며 홀로 정진해왔다. 상무주암은 고려의 고승 보조국사 지눌이 견성한 곳이다.
현기 스님은 두문불출 수도만 하다가 전국선원수좌회의 요청으로 칩거 후 최초로 2013년 서울 조계사와 대구 동화사에서 간화선 대법회에서 설법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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