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후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바로, 지금>이 종교인들과 비정부기구(NGO)에 의해 만들어진다. 가톨릭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회(JPIC), 4개 주요 종교단체로 이뤄진 국제기후종교시민(ICE)네트워크, 몽골사막화 방지 사업을 펼친 사단법인 푸른아시아 등 세 단체가 영화 제작을 주관한다.
세 단체는 이달 말부터 영화 제작에 들어가 오는 11월17일 ‘기후변화 시네톡’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2018년 12월부터 매달 기후위기와 생태 환경을 주제로 한 외국 영화를 상영하는 ‘기후변화 시네톡’을 열어 소감을 나누며 경각심을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다큐 영화 제작 기획은 민정희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 총연출은 다큐 영화 <월성>의 남태제 감독, 공동연출은 극영화 <오늘 출가합니다>의 김성환 감독과 다큐 영화 <왕십리 김종분>의 김진열 감독이 맡는다.
<바로, 지금>은 에어컨과 창문도 없이 여름을 나는 도시 쪽방촌 어르신들의 여름나기와 온난화로 인해 사과 재배 가능 지역이 계속 북상하면서 과일 농가들이 겪는 고충,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농부들의 고통 등 기후위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은 우리나라 상황을 보여줄 예정이다.
2018년 처음 열린 ‘기후변화 시네톡’ 모습. 작은형제회 제공
세 단체는 애초 올해부터 서울기후영화제를 열려 했으나 현실적으로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다큐 제작으로 선회했다. 감독들이 상당 부분 무료 봉사를 하고, 제작비 3천만원은 모금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가톨릭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회 위원장 김종화 신부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북극곰이나 남태평양 어느 섬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 곁으로 다가왔는데도 사람들이 남의 나라 일로만 생각하고 있기에 한국 현실을 담은 다큐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기후위기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정부와 기업은 좀체 변하지 않고 에너지 전환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먼저 시민 대중이 변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종교인들부터 먼저 깨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의 jhaloysio@gmail.com.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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