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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지친 이들의 정신적 빈곤 채워주는 게 종교인 소임”

등록 2022-04-06 20:57수정 2022-04-07 08:26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 기자간담회
9일 단양 총본산 구인사에서 취임 법회
천태종 새 총무원장 무원 스님의 뒷배경으로 천태종의 총본산인 단양의 구인사 전경 사진이 걸려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천태종 새 총무원장 무원 스님의 뒷배경으로 천태종의 총본산인 단양의 구인사 전경 사진이 걸려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장기간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민들이 지쳐있다. 종교가 정신적인 빈곤을 채워주지 않으면 누가 채워주겠는가.”

불교 천태종 총무원장을 맡은 무원(64) 스님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신자들이 절에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힘든 사람들을 찾아가는 불교를 만들어 국민들의 마음 치유를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계에서 일하지만 종단을 넘어서 똑소리 나게 무엇이든 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천 황룡사, 서울 명락사, 부산 삼광사, 대전 광수사 등 각 도시의 대표적인 사찰들을 비롯해 전국 20여개 사찰 주지로 활동하면서 소외된 노인들과 다문화인들을 위한 봉사에 나서, ‘종단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 위한 종교’를 선도했다. 전국에서 신자가 많기로 손꼽히는 사찰 중 하나인 부산 삼광사 주지를 할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 신자들로 색소폰힐링연주단을 꾸려 병원과 경로당 등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사회참여 활동을 시도했다.

“삼광사에선 기업은행으로부터 밥차를 기증받아 부산 곳곳 밥차를 몰고 다니며 노숙인들과 노약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집도 고쳐주었는데, 이를 확대해 가는 것이 ‘찾아가는 불교’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전국 곳곳에 복지관이 늘고는 있지만, 고령화로 인해 복지관마저 찾아갈 수 없는 노인들이 느는 등 방치된 사각지대가 많은 만큼, 사찰을 지어서 찾아오라고 하는 것보다 이들을 직접 찾아가 돕는 것이 보살도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총무원장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무원 스님. 조현 종교전문기자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총무원장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무원 스님. 조현 종교전문기자

특히 불교계에서 다문화인 돕기 사업을 선도해온 그답게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누구보다 외로운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우리 사회의 각별한 노력이 절실함을 설파했다. 그는 10여년 전 서울 관악구 청룡동 명락사 주지를 할 때 새터민과 외국 이주민을 위해 음식을 나눠주고, 한국 음식 만드는 법과 한글을 가르치는 학교를 열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새터민·이주민 자녀들의 인연을 맺어주는 결연 사업을 펼친 데 이어 3년 전엔 희망키움넷을 설립해 다문화 아이들의 교육과 성장을 돕는 사업을 펼쳐왔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누구보다 앞장서온 그는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교류마저 어려워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2002년 천태종 사회부장으로서 남북교류의 실무적 책임을 맡아, 고려 천태종를 연 대각국사 의천이 머물던 개성 영통사 복원 불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천태종은 북한의 조선경제협력위원회와 협력해 2003년부터 2년간 기와 46만여장과 단청재료, 중장비, 조경용 묘목, 창틀, 유리 등을 16차례에 걸쳐 육로로 수송해 영통사 1만8천여평에 29개 전각을 복원한 이후 수차례의 성지 순례를 겸한 개성 관광을 주도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급랭 됐다고 해도 ‘종교인으로서 할 일마저 안 할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개성 영통사에 가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남북교류가 잘 되기를 기도하고, 통일을 위한 원력으로 기도하는 것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북한 동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전달해줄 수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는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 대한 종교인으로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민들을 화합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무원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 법회는 오는 9일 오전 10시30분 충북 단양에 있는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에서 열린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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