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현지시각) 바티칸시국 교황청에서 영화 <탄생>의 감독과 배우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별 알현했다. 주인공 김대건 역을 소화한 배우 윤시윤(왼쪽)이 교황에게 영화 포스터를 보여주고 있다. 교황청 제공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탄생> 제작진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16일(현지시각) 로마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교황청 뉴시노드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탄생>은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바티칸시국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시사회에는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김대건 신부 역의 배우 윤시윤 등 30여명의 제작진이 참석했다. 유흥식 추기경과 교황청 장관 및 고위 성직자, 여러 대사와 로마에 체류 중인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200여명이 관람해 성황을 이뤘다.
시사회를 연 뉴시노드홀은 추기경회의 등 교황청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가 열리는 곳으로, 회의장에 적합한 구조라 영화를 상영하기에는 제약이 많고, 스크린 자체도 작았다. 그런데도 관객들은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김대건 신부의 마카오 유학과 귀국, 선교, 안타까운 순교에 이르기까지 눈에 떼지 못하고 몰입했다.
시사회를 본 파올로 루피니 교황청 홍보부 장관은 “당시의 고통과 슬픔, 기쁨의 역사를 잘 표현한 훌륭한 연출이었다”며 “특히 신자들은 사제들을 필요로 하고 사제들도 신자들 안에서 힘을 얻는 상생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 잘 보여줬다”고 평했다. 교황청 대심법원 차관 안드레아 리파 주교는 “한국 교회에 대해 영화화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탄생>은 조선에 천주교와 함께 근대 문물을 전하고자 했던 청년 김대건의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으로, 지난해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돌과 유네스코 선정 세계 기념 인물 선정을 기리고자 제작됐다.
유 추기경은 “김대건 신부께서 젊은 나이에 순교하셨지만, 영화를 통해 부활하셔서 로마에 오셨다”고 소감을 전하며, 다음달 <탄생>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헌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규호 주교황청 대사는 “그리스도적인 존엄과 자유에 관한 이 영화가 요즘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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