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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 대외활동 중단…현각스님·누리꾼 비판에 “참회”

등록 2020-11-16 07:49수정 2020-11-17 12:24

‘남산 뷰’ 집과 명상앱 사무실 공개 후 비판 쏟아져
“연예인일 뿐…부처 가르침 팔아먹어” 비판했던 현각
혜민 스님과 통화 뒤 “나도 길 잃은 적 있다” 고백도
<티브이엔>의 <온앤오프> 갈무리
<티브이엔>의 <온앤오프> 갈무리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마음치유학교장, 명상앱 사업자, 방송인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혜민(47) 스님이 지난 7일 방송된 <티브이엔>(tvN)의 <온앤오프>에서 남산뷰 자택과 명상앱 사무실 등을 공개했다가 비난에 휩싸이자 15일 모든 대외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혜민 스님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참회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기도 정진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혜민 스님은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께 불편함을 드렸다”며 “승려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참회의 뜻을 표했다. 이어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 정진하시는 많은 스님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각스님의 페이스북
현각스님의 페이스북

혜민 스님은 누적 판매량 3백만권이 넘는 베스트셀러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앞서 한 방송에서 서울 종로구 삼청동 2층 주택과 직원이 많은 사무실이 공개되자 ‘멈추면 보이는 남산뷰’, ‘멈추면 보이는 욕망들’과 같은 비판이 일었다.

특히 숭산 스님의 하버드대 출신 미국인 제자인 현각 스님이 페이스북에서 혜민 스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1990년 미국에서 선(禪)을 전하던 숭산 스님에게 출가한 현각 스님은 1999년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를 내 밀리언셀러 작가로 유명해졌고, 한국 불교 선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2016년 7월 “외국인 스님은 조계종의 데코레이션(장식품)일뿐”이라고 비판하며 한국 불교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현각 스님은 이후 독일에 머물며 선원에서 유럽인들에게 참선을 가르치고 있다.

현각 스님은 페이스북 글에서 혜민 스님 사진과 함께 “연예인일 뿐이다,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뿐이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뿐이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은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인세를 모두 스승님(숭산스님)에게 드렸다”고도 했다.

혜민 스님 트윗
혜민 스님 트윗

그는 혜민 스님의 방송 화면을 공유하며 “그는 단지 사업자/배우(일)뿐이다. 진정한 참선 경험이 전혀 없다”며 “그의 책을 접하는 유럽 사람들은 선불교의 요점에 대해 매우 피상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불평한다. 그의 헛소리 가르침의 심각한 실수를 바로 잡는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했다. 하버드대 선배이기도 한 현각 스님이 후배에게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에스엔에스에선 혜민 스님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일부 누리꾼은 “그동안 하버드 석사, 프린스턴 박사, 미국 대학교수, 잘 생긴 외모 등 겉모습 때문에 그에게 열광하다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니냐”거나 “21세기 온라인 시대엔 산 속에서가 아니라 우리 곁에서 명상과 상담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각 스님은 한국시각 16일 오전 6시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혜민스님을 ‘아우님’이라고 일컬으며, “혜민스님과 70분간 통화했다”면서 “영적인 생활은 비행기와 같아서 난기류를 만날 수 있는데, 나 역시 비행 중에 여러번 길을 잃은 멍청한 인간이었다”면서 “더구나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순수하거나 잘나지 않았다”고 썼다.

이어 “혜민 스님과 나는 가르치는 일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시작했다”며 “이는 불교 2500여년 역사상 이전의 스님들은 겪을 필요가 없는 것이었고, 어느 누구도 우리가 실수를 피하고 완벽하게 일하게 지도나 매뉴얼을 주지도 않았다”고 썼다. 현각 스님은 “혜민 스님과 나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배우고 공유하기 위해 연락하기로 했고, 내가 조계종에 머물거나 그렇지 않거나 그는 항상 나의 도반이 될 것이며, 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현각 스님은 앞서 썼던 혜민 스님 비판 글을 모두 삭제하고, 이 글을 올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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