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를 객관화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자기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여기에 지혜가 있어요.
사람들은 주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체로 살아요. 에고만 키우고 업을 강화시키면서 삽니다. 주체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주체 즉 자기집착을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은 담담함(disinterest)입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라고 두려워하는 생각을 담담하게 지켜보면 붙잡는 주체가 없어서 생각이 놓아집니다. 알아차림은 판단 없는, 담담한 관찰입니다.
처음에는 주체로 안 사는 게 너무 어색하고 이상해요. 주체는 복잡하고 고통스럽지만 익숙한 거예요. 담담함을 연습할수록 주체와 분리되면서 이미 있는 참본성의 평화와 자유와 지혜를 경험합니다. 참나를 알려면 가짜 나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자기가 자기가 아닙니다. 자기를 자기에서 떼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할 수 있다면 정말 자기를 알게 됩니다. 생각과 말을 넘어서 자기가 있어요.
글 용수 스님(세첸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