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들임
삶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만 가질 수 없어요. 원치 않는 것도 원하는 것과 같이 와요. 원치 않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면 원하는 것을 포기해야 하고 원하는 것을 버릴 수 없다면 원치 않는 것을 받아들여야 해요.
삶은 타협입니다. 다 좋을 수도 다 나쁠 볼 수도 없어요. 자식도 연인도 친구도 행복을 주지만 고통도 줘요. 기쁨의 대가는 슬픔이며 만남의 대가는 헤어짐이에요. 명성의 대가는 외로움이며 성공의 대가는 고독이에요.
웃기 위해 울기도 하고 아프지 않는 사랑은 없어요. 만나는 것이 좋으면 헤어지는 것을 받아들여야죠.
이 생에 온 것은 사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아픔이 같다는 것을 배우기 위한 것이에요. 받아들임을 배우기 위해 내려놓음을 배우기 위해 공을 깨우치기 위해 이 생에 왔어요.
기쁨도 슬픔도 은혜로 품고 울음도 웃음도 같은 거에요. 쓴 맛도 단 맛도 맛일 뿐이며 오르락도 내리락도 움직임이 없어요. 이 생의 행복과 고통은 드라마 한편이며 옴도 감도 없어요.
받아들이면 삶이 은혜가 되고 무상하고 허깨비 같은 본질을 알게 되어요.
빈손으로 오고 빈손으로 가요. 중간에는 받아들이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실제로 가진 것도 잃은 것도 없어요. 내것도 내것 아닌 것도 없어요.
인생이 아름답다는 것은 사실이예요. 다 좋아서 아름다운 게 아니라 무상하기 때문에 실제로 있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에요.
용수 스님(세첸코리아 대표)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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