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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식용 금지! 멍멍!” 국회로 찾아온 개농장 구조견들

등록 2023-09-19 17:30수정 2023-09-19 17:38

[애니멀피플]
국회서 ‘개 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 행사 개최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회원들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에서 개농장 구조견 가족 등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개농장에서 구조된 뒤 척추질환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바겐이는 보조기구(휠체어)를 타고 앞장섰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회원들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에서 개농장 구조견 가족 등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개농장에서 구조된 뒤 척추질환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바겐이는 보조기구(휠체어)를 타고 앞장섰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도담이는 바람이 불면 고개를 들어 바람결에 전해지는 냄새를 맡고, 좋아하는 음식을 보면 침을 폭포수처럼 흘립니다. 가족들의 손 마사지를 좋아하고, 야근하고 들어온 가족을 맞을 때면 졸린 눈을 힘들게 뜨고 반겨줍니다. 대형견이고 구조견이지만 다른 반려견과 다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개농장 구조견이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6살 믹스견 ‘도담이’는 2017년 서울 그린벨트 지역 한 개농장에서 구조됐다. 발견 당시 다른 개에게 앞발을 물려 발을 절단해야 할 위기를 겪었지만, 반려인 차희정씨를 만난 뒤로 현재는 몸무게 32㎏이 나갈 정도로 건장한 개가 됐다.

국내 처음으로 국회를 찾은 개농장 구조견 ‘도담이’와 반려인 차희정씨가 19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국내 처음으로 국회를 찾은 개농장 구조견 ‘도담이’와 반려인 차희정씨가 19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야외음악당에 온 도담이는 우렁차게 짖었다. 동물자유연대와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마련한 ‘개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에 참석한 도담이가 낯선 이들을 보고 알은 체를 하는 것이다. 현장에는 도담이네 가족뿐 아니라 동물자유연대가 개농장에서 구조해 보호 중인 구조견 3마리, 활동가, 시민, 국회의원 등이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행사는 현재 국회의 발의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안’(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제정과 ‘개 식용 금지 및 폐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대표발의)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실제 식용 목적으로 사육되던 구조견들을 가족으로 맞은 입양자들의 사연을 공유하고, 함께 국회 경내를 산책하며 법안의 필요성을 알린다는 취지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개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 행사에서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가운데)이 개농장 구조견 ‘별빛이’를 쓰다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구조견 4마리와 동물단체 활동가, 시민, 국회의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개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 행사에서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가운데)이 개농장 구조견 ‘별빛이’를 쓰다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구조견 4마리와 동물단체 활동가, 시민, 국회의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이헌승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소개하며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개 식용 관련 법안을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현재 국회에는 개 식용 종식 관련 법안이 7~8개가 제출돼 있고, 대통령 내외도 개 식용 금지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신다”면서 “지금이 바로 개 식용 종식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때다. 이번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입법되도록 당 지도부도 함께 힘쓰고 있고, 조만간 총리와 면담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에는 △식용 목적의 개 사육, 증식, 도살 행위 금지 △정부, 지자체의 개 식용 종식 시행 계획 수립 및 발표 △식용 개 농장 폐업 및 전업 때 시설 철거비 및 직업전환 교육 지원 등이 담겼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개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 행사에는 개농장 구조견 4마리와 동물단체 활동가, 시민, 국회의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구조견 ‘초코’가 활동가와 눈을 맞추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개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 행사에는 개농장 구조견 4마리와 동물단체 활동가, 시민, 국회의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구조견 ‘초코’가 활동가와 눈을 맞추고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이어진 순서에서는 도담이를 비롯해 2012년 경북 구미의 개농장에서 구조된 ‘초코’, 경기 양주의 개농장에서 2015년 구조된 ‘바겐이’, 올해 전북 정읍의 뜬장에서 구조된 ‘별빛이’ 등 4마리의 구조견이 활동가들과 함께 국회 본관과 중앙잔디광장 등을 산책했다. 개농장에서 구조된 뒤 척추질환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바겐이는 보조기구(휠체어)를 타고도 제일 앞장서서 국회를 산책해 눈길을 끌었다.

전상준 동물자유연대 사무처장은 “오늘 행사는 개 식용으로 희생될 뻔한 개들이 직접 개 식용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반려견과 식용견이 따로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마련됐다”고 했다. 이어 “동물 출입이 제한된 국회에서 개들이 함께하는 행사라는 점이 이례적이며, 특히 개농장 구조견이 국회를 찾은 것은 처음인 만큼 ‘개 식용 금지 특별법’의 필요성이 국회에 충분히 전달되었길 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이번 행사 외에도 특별법 제정을 위해 연말까지 1인 시위 등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지난달 23일 국회의원 연구모임인 ‘동물복지국회포럼’을 중심으로 여야 의원 44명이 참여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을 구성하고, 올해 안에 개 식용 종식 관련 법안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개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 행사는 국회에 발의된 개 식용 금지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진행됐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개농장 구조견과 함께하는 산책, 꽃길’ 행사는 국회에 발의된 개 식용 금지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진행됐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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