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용인 곰 탈출사건’ 농장주 소유 여주농장서 불법 증식
6마리 중 3마리만 살아남아…동물단체 “구조 조치 시급”
‘용인 곰 탈출사건’ 농장주 소유 여주농장서 불법 증식
6마리 중 3마리만 살아남아…동물단체 “구조 조치 시급”
지난 1월 여주시 사육곰 농장에서 사육곰 6마리가 태어나 3마리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새끼곰(왼쪽) 세 마리는 현재 어미 곰들과 뜬장에서 지내고 있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제공
그 농장이 또…6마리 중 3마리만 생존 농장주 김씨는 앞서도 수차례 불법 증식, 불법도살 및 취식, 사육곰 탈출 사건을 일으켜 지난해 10월 구속됐다. 농장주는 구속 전, 곰 발정기인 6~7월에 의도적으로 불법 번식을 위한 짝짓기를 시켰던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5~8월이 번식기인 반달가슴곰은 짝짓기 뒤 11월 말~12월쯤 착상이 일어난다. 이후 60일 간의 임신기간을 거쳐 1월에 1~3마리의 새끼를 출산하게 된다. 여주의 사육곰들 또한 여름철 짝짓기 뒤 농장주가 구속된 상태에서 임신이 이뤄져 새끼의 출산을 예상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7월 여주 사육곰 농가에서 탈출해 농수로에 빠졌던 불법증식 새끼 반달곰은 다시 농장으로 돌아가 3개월 여만에 페사했다. 사진 여주소방서 제공
몰수 공간 부족…단체들 “화천서 보호 하고 싶다” 이런 가운데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새끼 곰 3마리를 화천 사육곰 농장에서 보호하는 방안을 환경부에 제안했다. 새끼 곰들이 안전한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최태규 대표(수의사)는 “새끼 곰들은 어미와 함께 구조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미 곰의 소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수컷의 공격과 뜬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새끼들을 보호하려면 하루 빨리 안전한 곳으로 보호 조치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사육곰 13마리를 구조해 생크추어리 건립을 목표로 곰들을 보살피고 있다. 최 대표는 화천 사육곰 구조 활동뿐 아니라 2019년 구조된 사육곰 ‘반이’와 ‘달이’를 보호했던 청주동물원에서도 근무한 바 있는 야생동물 전문가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카라는 지난해 7월 사육곰 13마리를 구조해 생크추어리 건립을 목표로 곰들을 보살피고 있다. 사진 김지숙 기자
2019년 4월 녹색연합 현장조사 당시 적발된 불법증식 새끼 반달가슴곰. 녹색연합 제공
불행한 출생 막을 방법 없나 열악한 철창 속 번식을 차단하고 불법 행위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현재 농장주 김아무개씨가 운영 중인 농장 2곳에는 곰 9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여주 농장 75마리, 용인 농장에서 17마리가 있으나 중성화가 된 곰과 번식이 가능한 전시관람용 곰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박소영 과장은 “김씨의 상습적인 불법 증식을 막기 위해서는 불법 증식 개체 뿐 아니라 불법 증식에 사용된 개체까지 몰수하는 내용을 담은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대한 특별법’ 통과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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