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인간처럼 음주를 즐기나요?

[애니멀피플] 애피레터 맛보기: 홍섭’s 애피랩

지난 2020년 미국 미네소타에서는 발효된 배를 먹고 취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다람쥐 모습이 포착됐다. 유튜브 갈무리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https://bit.ly/3kj776R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저 지난주에 환각버섯을 먹는 다람쥐 기사 재미있게 봤습니당. 그러고 보니 예전에 발효된 배에 취해 비틀거리는 다람쥐도 본 기억이 나더라굽쇼. 야생동물들도 일탈을 즐기는 걸까요? 인간처럼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환각에 중독되는 동물이 있는지 궁금해요!

A 조기자가 답합니다

갑자기 아재 농담이 하나 떠오르네. 참새 한 가마니를 잡는 방법은? 잡고 싶은 참새 수 만큼 감잎을 따 그 위에 술지게미 한 숟가락과 베개처럼 생긴 땅콩 하나를 놓는다. 술 취한 참새가 땅콩 껍데기를 베고 잠든 뒤 감잎이 마르면서 참새를 말아 오그라들면 빗자루로 쓸어 담는다.

이 농담을 만든 사람은 새도 술을 먹을 줄 안다는 사실을 알았을 거야. 막걸리나 과일주나 기본적으로 포도당에 효모가 발효를 일으켜 알코올을 생성하지. 잘 익은 열매가 겨우내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똑같은 반응이 일어나고 그걸 먹은 새들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술에 취할 수 있어.

나무 열매를 주로 먹는 황여새나 홍여새 같은 새들에게서 술에 취한 것 같은 이상행동이 발견돼. 방향을 못 잡고 집이나 차 창문에 부닥치거나 길바닥에서 비틀거리기도 하고 죽은 새들도 나와. 기후변화로 평소라면 열매가 익은 상태여야 하는데 이미 발효가 되어 있는 일도 벌어져.

알코올 섭취가 새들만의 일은 아니야. 등산이나 캠핑 가서 음식을 펼쳐 놓으면 벌이나 나비가 김밥, 김치, 맥주 캔 가운데 어디로 몰려? 곤충학자들이 채집할 때 곤충을 유인하는 비장의 무기로 맥주를 쓰지.

곤충 가운데 초파리는 유독 알코올을 탐닉해. 초파리는 이름처럼 시큼하게 발효하는 과일을 좋아하지. 그런데 수컷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재미있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짝짓기를 한 초파리와 거부당한 초파리에게서 먹이 선호 비율이 달랐다는 거야. 에휴 그놈의 사랑이 뭐라고! 어떻게 달랐냐고?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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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김지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