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노정래의 동물원 탐험
“돼지우리 같다” “돼지처럼 먹는다” “돼지처럼 뚱뚱하다”
밀식사육이 초래한 더러운 축사…사람들 욕심이 빚은 결과
평균 체질량 지수도 인간보다 낮아…야생 멧돼지는 모계 사회
“돼지우리 같다” “돼지처럼 먹는다” “돼지처럼 뚱뚱하다”
밀식사육이 초래한 더러운 축사…사람들 욕심이 빚은 결과
평균 체질량 지수도 인간보다 낮아…야생 멧돼지는 모계 사회
돼지를 좁은 곳에 여러 마리씩 우글우글 기르면, 비좁아 똥 싼 곳에 누워 자기도 한다. 돼지는 원래 잠자는 곳과 화장실을 구분해서 쓴다. 사람들이 돼지를 지저분한 동물로 만든 것이다. 클립아트코리아
돼지는 복을 불러오는 동물로도 알려져 있다. 예전에 이발관 등에 가면 커다란 어미 돼지가 누워 있고 새끼들이 젖 먹는 사진이나 그림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클립아트코리아
더러운 곳에선 잠들지 않는다 돼지의 임신 기간은 114일로 짧은 데다 한 배에 5~12마리씩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대략 6개월 정도 크면 도축할 정도로 자라니 자금 회전이 빠르다. 잡식성인 돼지는 닥치는 대로 먹는다. 예전에 시골에선 집집마다 한두 마리씩 길렀다.
돼지의 임신 기간은 114일로 짧은 데다 한 배에 5~12마리씩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대략 6개월 정도 크면 도축할 정도로 자란다. 클립아트코리아
돼지를 좁은 곳에 여러 마리씩 우글우글 기르면, 비좁아 똥 싼 곳에 누워 자기도 한다. 이런 모습 때문에 돼지가 지저분한 동물의 대명사로 낙인찍혔을 것이다. 클립아트코리아
돼지같이 뚱뚱하다고?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돼지의 평균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는 15 이하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평균 체질량 지수는 남성이 23.4, 여성이 24.3으로 돼지보다 높다. 말하자면 돼지는 사람보다 몸매 관리가 잘 돼 있다.
돼지의 평균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는 15% 이하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평균 체질량 지수는 남성이 23.4%, 여성이 24.3%로 돼지보다 높다. 클립아트코리아
돼지의 땀샘은 주둥이와 항문 주위만 있어 사람처럼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기 어렵다. 체온을 낮추려고 물이나 진흙에 몸을 푹 담근다. 클립아트코리아
야생성 지닌 가축 돼지 수컷 생식기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독특하다. 나사 모양으로 배배 꼬여 있다. 짝짓기한 후에 암컷 몸속에 있을 수 있는 다른 수컷의 정자를 훑어 내기 위함이다. 발정기 때 허구한 날 짝짓기를 하기로 유명한 침팬지는 체격에 비해 고환이 크다. 정자를 많이 만들어 내려면 클 수밖에 없다. 짝짓기를 여러 차례 해서 자기 정자가 수정될 확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반면에 돼지는 다른 정자를 긁어 내 자기 정자가 수정될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진화했다. 사실 돼지는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지저분하지 않고, 배 터지게 먹지 않고, 살이 뒤룩뒤룩 찐 것도 아니다. 돼지는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돼지는 다른 가축에 비해 야생성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소는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동력원이었다. 그 쓰임새에 맞게 개량하다보니 야생성을 잃고 온순한 품종으로 되었다. 반면에 돼지는 단지 고기용으로 쓰고 덩치가 더 큰 놈을 얻으려고 멧돼지와 잡종을 만들다 보니 야생성을 완전히 잃진 않았다.
돼지의 조상은 멧돼지였다. 멧돼지는 6개 아종으로 구분되며 지역에 따라 생김새가 조금씩 달라도 모두 모계 사회를 이루며 산다. 클립아트코리아
더럽지도 순하지도 않은 동물 중국 속담에는 “집돼지가 성내면 호랑이도 피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순하지 않다는 얘기다. 돼지를 얕잡아 봤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산에 갈 땐 허리춤에 작은 종을 매달고 다니거나 가끔 소리를 내 야생동물에게 알려 동물이 미리 피하게 해야 한다. 갑자기 맞닥트리면 동물이 자기를 해코지할 것으로 여겨 공격할 수밖에 없다. 멧돼지는 봄부터 초가을까지는 깊은 숲속에 산다. 이 시기엔 새끼 기르느라 마을이나 도심까지 외출을 하지 않지만 새끼가 다 크고 먹이가 부족한 가을 무렵부턴 도심 한복판까지 활개를 치고 다니기도 한다. 농민들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구마 밭을 귀신 같이 찾아내 주둥이로 파 놔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 일쑤다. 우리나라 전역에 멧돼지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늑대나 스라소니같은 천적이 없어서 앞으로 더 늘어 날 것 같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다.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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