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최초 제보자가 본 ‘동묘 길고양이 학대 논란’
“바닥에 누런 똥, 구토 자국 같은 것도 남아
상습적인 거 아니라면 지금 반응은 너무 날 선듯”
“바닥에 누런 똥, 구토 자국 같은 것도 남아
상습적인 거 아니라면 지금 반응은 너무 날 선듯”
12일 오후 폐회로티브이(CCTV)에 찍힌 당시 상황. 목줄에 고양이가 걸려있고, 고양이가 몸부림을 칠수록 목줄이 더 조이는 것처럼 보인다.
최초 제보자 “살면서 처음 보는 장면” ―당시 상황이 어땠나? “12시 좀 넘어서였다. 동묘시장을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더라. 업주분께서 다른 남성 한 명과 안에서 무얼 하는데, 밖에서 상인분들이 쳐다보면서 보고 있었다. 목줄로 고양이를 잡으려고 하는데 “저걸로 어떻게 잡아” 걱정하는 소리도 들렸다.” ―고양이가 임신묘였다고? “엄청 컸다. 보통 고양이의 세 배 정도 되어 보였다. 가게 안에서 (고양이를 잡으려고) 실랑이를 벌였다. 고양이가 목줄에 걸려서 당겨져 나오는데, 푹 날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경찰에서 전화 왔을 때는 그렇게 진술했는데, 나중에 시시티브이(CCTV) 보니까 질질 끌려왔다. 상황이 아주 긴박했다. 임신한 고양이라고 하는 말도 얼핏 들었다.” (이 고양이는 구조 뒤 임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이는 저항하지 않았나? “발버둥을 엄청 쳤다. 나중에 긴 막대기 같은 것을 쓰고 결박했을 때, 피도 흘리는 거 같았고.(긴 막대기는 신발을 잡는 집게와 셔터를 내리는 도구인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를 밖으로 끌고 와 실랑이를 하다가 박스에 넣었다. 바닥에 누런 똥도 있고, 오바이트한 자국 같은 것도 있었다. 다 끝나고 나서 ‘바닥 닦으라’는 얘기도 들었다. 찰나에 지나간 순간이긴 한데, 내 기억에는 그렇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사진으로만 접했다. 그래서 오해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고양이 키운 지 두 달 됐는데, 내가 딱 봐도 심한 정도였다. 살면서 보기 힘든, 처음 보는 장면이었고, 여기가 미개한 나라도 아니고…. 신고는 못 해도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자 했다. (이 사진은 고양이 커뮤니티 ‘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 게시되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뭐가 문제였다고 보나? “어떻게든 툭툭 치면 고양이가 가게 밖으로 나갈 거 아닌가. 그런데, 굳이 목줄을 걸어 조이고, 당기고….” ―사진을 올린 뒤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그 분이 해코지를 하려고 한 게 아니고, 가게 안에 들어온 고양이를 잡아 멀리 갖다놓으려고 한 거 같다. 그런 측면에서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그 분이 상습적으로 (학대를) 했으면 벌 받아야겠지만, 일회성이었다면 지금 반응이 너무 날이 서 있는 거 같기도 하다.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기억나는 대로 말해줬다.” _______
CCTV 살펴보니, 고양이 빼내는 과정서 벌어진 일 15일 <애니멀피플>은 5GB 분량의 가게 안 CCTV 동영상을 입수해 살펴봤다. 고양이를 학대한 것으로 지목된 상인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대로 길고양이가 가게 안으로 들어와 내쫓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CCTV 영상을 보면, 12시4분께 상인이 담요를 들고 와 고양이를 빼내려고 시도한다.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장면도 있는데, 인터뷰에서는 고양이 포획을 도와달라고 하기 위해 다산콜센터에 전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온 길고양이를 목줄에 매어 데리고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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