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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살충담배·유령란 등 신종 식물…디캐프리오 나무는 무엇?

등록 2022-01-07 13:31수정 2022-01-11 15:51

[애니멀피플]
큐 왕립식물원 ‘2021년 10대 신종’ 발표…발견되자마자 멸종되기도
호주에서 발견된 야생담배 신종(Nicotiana insecticida)은 표면에 난 수많은 섬모에 점액을 분비해 곤충을 포획한다. 마르텐 크리스텐후스 제공.
호주에서 발견된 야생담배 신종(Nicotiana insecticida)은 표면에 난 수많은 섬모에 점액을 분비해 곤충을 포획한다. 마르텐 크리스텐후스 제공.
‘담배가 죽인다’는 금연표어는 빈말이 아니었다. 영국과 오스트리아 과학자들은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서부의 건조지대에서 야생담배 7종을 새로 발견했는데 그 가운데 한 종은 살충식물이었다.

흔히 식충식물은 영양분이 부족한 습지에 분포하지만 이 식물은 건조한 황무지에서 줄기와 잎 등 모든 표면 섬모에서 끈끈한 점액을 분비해 각다귀, 진딧물, 파리 등 곤충을 유인해 죽였다.

그러나 이 야생담배가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이 주걱처럼 끈끈이에 붙어 죽은 곤충을 먹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끈끈이가 방어용인 걸로 보인다”며 “그러나 식충식물로 가는 예비단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끈끈이에 붙어 죽은 곤충의 사체가 분해된 영양분을 야생담배가 섭취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 현재 진행 중이다.

개화한 식충 야생담배. 마르텐 크리스텐후스 제공.
개화한 식충 야생담배. 마르텐 크리스텐후스 제공.
조사에 참여한 마크 체이스 영국 큐 왕립식물원 교수는 “호주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조지역은 황무지로 다양한 식물이 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곳에서 많은 새롭고 특별한 종이 발견된다”며 “이번 발견은 그걸 증명한다”고 말했다.

큐 왕립식물원은 7일 식충담배를 포함한 ‘2021년 10대 신종’을 발표했다. 이 식물원 과학자가 참여해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발견해 학술지에 보고한 식물과 균류 신종은 모두 205종이며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종을 고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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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피는 유령란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된 유령란(Didymoplexis stella-silvae). 캄캄한 밤에 잠깐 개화한다. 요한 헤르만스 제공.
마다가스카르에서 발견된 유령란(Didymoplexis stella-silvae). 캄캄한 밤에 잠깐 개화한다. 요한 헤르만스 제공.
대륙 수준의 생물다양성을 보이는 아프리카의 섬 마다가스카르에서는 16종의 신종 난이 발견됐다. 그 가운데 ‘숲의 별’이란 학명을 얻은 난은 칠흑 같은 밤, 그것도 비 온 직후에만 24시간 동안 핀다. 잎이 없는 이 난은 영양분을 공생하는 균류에 전적으로 기댄다. 한밤에 밝은 흰 꽃이 별처럼 빛난다.

발견된 난은 대부분 이제까지 조사되지 않은 외딴 지역에 사는데 이 가운데 3종은 발견 사실이 출판되기도 전에 이미 멸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는 곳이 워낙 좁아 숲을 베어내거나 국지적 폭우 등에 의해 분포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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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서 피는 백합

카메룬 에보 숲에서 발견된 희귀한 핑크 부두 백합(Pseudohydrosme ebo). 산더 판데르 부르 제공.
카메룬 에보 숲에서 발견된 희귀한 핑크 부두 백합(Pseudohydrosme ebo). 산더 판데르 부르 제공.
카메룬 에보 숲에서 발견된 극히 희귀한 핑크 부두 백합은 땅속줄기에서 난 잎이 시든 뒤 30㎝ 높이로 분홍빛 꽃이 핀다. 에보 숲은 고릴라, 침팬지, 둥근귀코끼리 등이 사는 멸종위기종의 천국이다. 75종의 식물도 분포하는데 8종은 세계에서 이 숲에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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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캐프리오가 지킨 나무

7일 과학저널 ‘피어 제이’에 신종으로 발표된 디캐프리오 나무(Uvariopsis dicaprio). 에보 숲 보전에 기여한 디캐프리오를 기려 지은 이름이다. 로르나 매키넌 제공.
7일 과학저널 ‘피어 제이’에 신종으로 발표된 디캐프리오 나무(Uvariopsis dicaprio). 에보 숲 보전에 기여한 디캐프리오를 기려 지은 이름이다. 로르나 매키넌 제공.
에보 숲에서 2022년 첫 신종으로 발견된 나무에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이름이 들어갔다. 높이 4m의 이 나무는 줄기에 반짝이는 밝은 노랑 꽃이 다발로 핀다.

디캐프리오는 2020년 에보 숲의 벌채 계획을 듣고 반대운동에 참여했고 결국 계획을 무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학명에 그의 이름을 넣은 것은 이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에보 숲은 카메룬 최대의 원시림이지만 식물학계에는 덜 알려진 곳이다. 여러 원주민 부족이 이곳에 살며 침팬지가 도구를 이용해 견과류를 깨 먹고 나뭇가지로 흰개미 낚시를 하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디캐프리오 나무는 자생지가 적고 보호를 받지 못해 벌채와 플랜테이션, 채광의 위협에 노출돼 있어 발견되자마자 ‘위급’ 종으로 지정됐다.

마틴 치크 큐 왕립식물원 박사는 “대부분의 열대지역에서 수천종의 식물이 아직도 발견을 기다리고 있다”며 어떤 종을 규명해 과학적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는 멸종위험을 평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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