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동도에 위치한 천장굴 들머리 수심 6m 지점에서 촬영한 꽃모자갈퀴손해파리(Gonionemus vertens).
독도 바닷속의 모든 생물이 귀하다. 해파리도 그렇다. 빼앗긴 들에 봄은 오지 않는다. 지켜야 한다.
물속에서 살아가는 해양생물의 외양은 늘 엉성하고 헐겁다. 그 헐거움은 생물학적 구체성이 내재한 헐거움이지만, 내재한 구체성이 겉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생물학적 구체성은 억겁의 시간을 견뎌낸 신뢰할 수 있는 조화의 완성이다. 자연이 늘 그렇듯이 적자만이 생존한다. 자연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진화의 현장이다.
해파리류는 암수가 구별되어 있는 자웅이체이다. 일생 동안 여러 형태의 단계를 거쳐 우리가 흔히 바다에서 볼 수 있는 해파리(메두사)가 된다. 해파리의 형태변화는 크게 알→플라눌라 유생→폴립→스트로빌라→에피라→메두사로 나타낼 수 있다.
해파리는 중추신경계도 호흡계도 없지만, ‘안점’이란 원시적인 감각기관이 있다. 몸통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반지 모양으로 늘어선 안점을 통해 빛과 진동,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꽃모자갈퀴손해파리(
Gonionemus vertens)는 수심 5m 부근의 펄, 자갈이나 암반으로 구성된 바닥 또는 해조류에 부착하여 살아가는 해파리류이다. 우산의 지름은 3㎝ 내외이며,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우산의 크기가 순식간에 절반 이상 줄어든다. 물속을 유영해 다니기보다는 촉수의 접착성을 이용하여 바닥이나 기타 고형물체에 사뿐히 내려 앉아있는 모습이 주로 관찰된다. 자극을 주면 몸통을 움직이며 유영하여 자리를 떠나지만, 그리 먼 거리를 이동해 가지는 않는다. 소형 저서성 무척추동물들을 잡아먹는다. 촉수에 강한 독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김지현 국립 군산대학교 독도해양생물생태연구실·수산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