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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독도서 첫 ‘블랙 워터 다이빙’…한밤 수중 생물 조사

등록 2019-02-22 14:48수정 2019-02-26 09:53

[애니멀피플] 김지현의 독도 아리랑
수중 불빛 끌린 해파리 등 조사…5월부터 5차례, 다수 미기록종 확인 기대
캄캄한 바다에서 현란한 빛을 내는 빗해파리의 일종. 블랙 워터 다이빙을 하면 낮에는 볼 수 없던 다양한 심해 해양생물을 확인할 수 있다.
캄캄한 바다에서 현란한 빛을 내는 빗해파리의 일종. 블랙 워터 다이빙을 하면 낮에는 볼 수 없던 다양한 심해 해양생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한밤중 깊은 바닷속에 불을 밝히면 다이버들은 낮에 볼 수 없던 진귀한 바다 생물의 잔치를 볼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야간 다이빙의 일종인 이른바 ‘블랙 워터 다이빙’이 그것이다.

블랙 워터 다이빙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독도에서 벌어진다. 한국수중과학회 등이 참여하는 이번 조사는 오는 5월부터 10월 사이 3차례에 걸쳐 이뤄지며, 블랙 워터 다이빙은 5차례 예정돼 있다.

블랙 워터 다이빙의 진가는 낮에 볼 수 없는 생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식자를 피해 숨어있던 치어나 유생 등 작은 바다 동물이 빛에 끌려 모여든다. 이들은 대부분 작고 투명한 해파리, 물고기 유생, 살파, 유령멍게, 갑각류 유생 등이며 종류가 다양하다.

해가 지고 2시간 이상 지난 뒤 수심이 100m 이상인 깊은 바다 위에 배를 정지시킨다. 배 위에서 수심 10∼20m 사이에 아주 밝은 수중 전등을 수직으로 위, 아래가 마주 보도록 5m 간격으로 설치한다. 캄캄한 바다 한가운데 환한 무대가 형성되는 셈이다. 20분 이상 지난 뒤 불빛을 보고 모여든 수중생물을 관찰한다.

‘블랙 워터 다이빙’의 얼개. 다이버가 생물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조명에 이끌린 생물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격월간 스쿠바다이버’ 제공.
‘블랙 워터 다이빙’의 얼개. 다이버가 생물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조명에 이끌린 생물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격월간 스쿠바다이버’ 제공.
이번 조사에서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수십 종의 미기록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다이빙 전문가팀을 동행하여 수중촬영 후 플랑크톤 그물로 생물을 채집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동정한 뒤 논문을 학회지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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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다이빙은 소풍이 아니다

독도는 거대한 화산섬의 뾰족탑에 해당한다. 해안에서 20m만 나가면 수심이 200m로 깊어지고, 조금 더 나가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듯 2000m 깊이의 심해가 나온다.

해류도 복잡하다. 구로시오 해류의 지류인 동한난류와 리만해류의 지류인 북한 한류가 만나 큰 소용돌이를 이룬다. 하루 두 차례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조차가 있기도 하다.

바람과 파도는 독도의 일상이다. 까딱 긴장을 늦추면 표류한다. 실제로 7년 전, 다이빙 짝이 1㎞ 이상 표류한 적도 있다.

블랙 워터 다이빙은 일반적인 레저 다이빙과 다르다. 만일을 대비한 준비가 철저해야 하고 숙달된 잠수 기술이 필요하다.

완벽한 중성 부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강사 이상의 다이빙 실력과 50회 이상의 야간 다이빙 경험, 평소 팀워크가 잘 맞는 4명 이하의 팀, 잠수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선장 등이 필요하다.

산악인들은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위하여 동계훈련을 한다. 체력과 팀워크는 물론이고 기술과 마음가짐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나에게 독도 다이빙은 히말라야 등반이다. 거친 바다 배 안에서 숙식하며 며칠씩 다이빙하려면 체력, 팀워크, 기술, 마음가짐이 동시에 최고 상태를 요구한다. 그래서 독도 다이빙을 앞두고 6개월 정도는 훈련을 한다.

매일 두 시간 이상씩 체력강화, 매일 세 시간 이상씩 책 읽고 글쓰기로 마음가짐 확립, 매주 잠수풀에서 카메라 두 대 동시작업 기술 훈련이 주요 내용이다.

물론 이건 내 일방적인 생각이다. 다이빙을 아무리 잘 하고 사진을 잘 찍어도 하늘(바다)이 도와주지 않으면 헛고생이다. 바다 작업은 계획한 절반 정도만 거두기 마련이다. 특히 독도에서의 바다 작업은 운이 70%를 좌우한다.

군산대 독도해양생물생태연구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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