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혼탁…선관위 잇단 적발
대전 27·세종 6·충남북 111·강원 48건
후보들 시비·설전도 줄이어
대전 27·세종 6·충남북 111·강원 48건
후보들 시비·설전도 줄이어
4·13 총선이 후보들 사이에 비방과 고발이 잇따르면서 혼탁해지고 있다. 대형 이슈가 사라지면서 공약이 엇비슷하다 보니 후보들이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고 차별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기 때문이다.
충청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총선과 관련해 지지 후보를 위해 종교인을 모아서 식사를 제공하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종교지도자 ㄱ씨를 11일 검찰에 고발하는 등 12일까지 선거법 위반 사례 39건을 적발했다. ㄱ씨는 지난해 11월 종교 연합회 임원진 등 종교인 10여명을 모아놓고 지지 후보를 부른 뒤 경력 등을 소개하고 25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사고 있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는 상대 후보의 공약이 선거관리기관에 의해 선심성 공약으로 선정됐다고 허위사실을 알린 ㄱ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ㄴ씨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선거법 위반 사례 27건을 적발했다.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체 이름으로 특정 예비후보 지지 선언문을 발표한 혐의로 이 단체 대표 ㄱ씨와 예비후보 자원봉사자 ㄴ씨를 대전지검에 고발했다. 세종시선관위는 지금까지 선거법 위반 사례 6건을 적발했다.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도 광역단체장 보좌관 근무 당시 외자 유치와 일자리 실적 등을 부풀려 발표한 혐의로 ㄱ후보를 고발하는 등 선거법 위반 사례 72건을 적발했다.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는 고교 총동창회 명의로 동문 총선 출마자들의 지지를 당부하는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보낸 총동창회 임원 ㄱ씨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선거법 위반 사례 48건을 적발했다.
후보 간 시비·비방·설전 등도 잇따랐다. 충북 보은·옥천·영동 선거구 새누리당 박덕흠,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는 폭행 시비를 벌이고 있다. 이 후보 쪽은 선거유세장에서 박 후보가 이 후보 부인을 폭행했다며 고발했고, 박 후보 쪽은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대전 대덕구 선거구의 새누리 정용기, 더민주 박영순 후보는 충청권 광역철도 사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 쪽이 “정 후보가 이 사업을 최초로 제안했다는 것은 허위사실”이라고 문제 삼자 정 후보 쪽은 “당시 지역신문 기사를 보면 (내가) 최초로 사업을 제안했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반박했다.
강원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에선 더민주 김주학 후보가 “새누리 이양수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인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이 동창회에서 금품을 살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김 도의장은 “동창회 발전기금을 낸 것일 뿐 국회의원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은 선거구 획정이 늦어져 공약 개발 및 선거운동 기간이 짧다 보니 정책선거 대신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후보들의 전과·납세기록과 경력·전문성 등을 따져 지역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오윤주 박수혁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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