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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3일의 어둠을 뚫고…세월호가 온다

등록 2017-03-22 22:15수정 2017-03-23 03:36

해수부, 바다밑 1m 시험인양 성공 뒤 본인양 밤샘작업
현장 달려간 가족들 “늦어서 미안해, 엄마랑 집에 가자”
22일 오후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지킴이 텐트에서 유가족 활동가 언론 등 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있다. 진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2일 오후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지킴이 텐트에서 유가족 활동가 언론 등 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있다. 진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3년 만의 마중이었다. 세월호 인양에 들어간 22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맹골수도 세월호 참사 해역으로 가족들을 맞이하러 달려갔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기약 없이 기다린 지 1072일 만이다. 이들은 배를 타고 맹골수도로 떠나기에 앞서 “함께 기도해 달라”고 국민들께 호소했다. 이들은 “엄마라서 아빠라서 차마 포기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행여 인양 작업에 지장을 줄까봐 작업 현장에서 1.8㎞ 떨어진 해상에서 바라만 봐야 했다. 이들은 구름이 낮게 깔려 시야가 또렷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배 위에서 미수습자인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49)씨는 “3년을 기다렸는데 하루를 못 기다리겠느냐. 제발 이번에는 무사히 올라왔으면 한다”고 기도했다.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8)씨는 “다윤아, 늦어서 미안하다. 이제 어둡고 추운 데서 나와 엄마랑 손잡고 집에 가자”라고 속삭였다. 가족들은 흔들리는 뱃전을 부여잡고 하루 내내 조바심을 내야 했다. 가족들은 인양이 성공할 때까지 계속 현장에서 기다릴 작정이다.

22일 오후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지킴이 텐트에서 유가족 활동가 언론 등 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있다. 진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2일 오후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지킴이 텐트에서 유가족 활동가 언론 등 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있다. 진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날 맹골수도와 팽목항에는 봄답지 않게 쌀쌀한 바람이 불었다. 팽목항 방파제 주변은 하루 종일 초조와 걱정, 기대가 교차했다. 시험 인양 소식을 들은 세월호 유가족 46명은 이날 새벽 경기 안산에서 진도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아침에 도착한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인양작업을 보기 위해 맹골수도와 동거차도로 향했다. 진실을 밝혀줄 세월호가 올라온다는 생각만으로도 이들의 심장이 요동쳤다. 참사 이후 진도체육관과 안산분향소, 청와대와 여의도,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진실 규명과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팽목항에서는 이날 오후 2시 천주교 목포 북교동성당 신자 50여명이 미수습자의 조속한 귀환을 기원하는 미사를 올렸다. 대전의 금비예술단은 같은 시각 방파제 등대 앞에서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바라는 기원제를 거행했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선체 시험 인양을 끝내고 22일 오후 8시50분부터 본인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맹골수도 44m 아래에 가라앉은 세월호를 해저에서 1~2m 들어 올리는 시험 인양에 들어가 이날 오후 3시30분께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약 1m 인양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잠수사를 내려보내 확인해보니 실제 세월호가 바다 밑에서 1m 인양된 것이 확인됐다”며 “바다가 잠잠한 소조기(24일까지)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인양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3일 오전 11시 세월호(선체 높이 22m)를 수면 위 13m까지 선체가 드러나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수부는 인양 현장에서 24시간 교대로 밤샘 작업을 하기로 했다. 세월호 선체 인양 작업이 마무리되면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옮길 예정이다.

진도/안관옥 박수진 기자, 김소연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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