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문화방송> 캡처화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두 번째 토론회도 ‘네거티브’와 난타전이 이어졌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기조연설부터 또다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여배우와의 스캔들 의혹을 들먹였고, 토론 맺음말까지 이런 네거티브 공격을 계속해 정책대결은 사라진 모습이었다.
5일 밤 11시15분터 시작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자유한국당 남경필, 바른미래당 김영환, 이홍우 정의당 후보 등 4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조연설에 나선 김 후보는 “먼저 용서를 구하겠다. 정책 토론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해 이재명 후보와 여배우의 스캔들 의혹 제기에 사과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오늘)토론만 할 수는 없다. 이재명 후보는 저를 법적 조치 하겠다고 하셨다. 그 사이 여배우에 대한 수차례 인격 살인이 자행됐다. 진실을 알고 있던 정치인들이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저를 고발하시라. 거짓말하는 사람은 경기도지사가 될 수 없다”며 이재명 후보를 공격했다.
이어 남경필 후보는 김 후보에게 “(스캔들 관련)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부추겼고, 김 후보는 “제가 잘못이 있으면 교도소를 가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문화방송> 캡처화면
이에 이재명 후보는 “문제가 있다면 근거를 제시면 된다. 주장하는 사람이 증거를 대야 하는 것 아니냐. 누군가에 문제가 있으면 증거를 제시해야지 이런 설이 있으니 아니라고 해보라는 건 중세시대 마녀사냥이다. 허위사실을 상습적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것은 처벌받아야 한다”고 응수했다.
토론 말미 김영환 후보는 또다시 자신이 잘못하면 “교도소에 간다”고 말한 뒤 이재명 후보에게 “(지금부터 묻는 말에)‘예, 아니오’로만 답하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일 여배우 만났나? 옥수동에 갔었나? (여배우 사과문을 대필한) 주진우 기자와 통화했나?” 등의 질문 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그런 식(예, 아니요)으로는 대답하지 않겠다. 여기는 경찰서 아니다”고 맞받았고, 김 후보가 “이러면 안 되죠”라며 혀를 차자 이 후보는 “후보님이 이러시면 안 되죠”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런 난타전이 오간 뒤 이재명 후보는 “(여배우를) 집회 현장에서 만나 한번 태워다 준 적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김영환 후보는 지난달 29일 <한국방송>(KBS)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여배우와의 스캔들 여부 등을 질문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쪽은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로 만난 적은 있지만, 스캔들 의혹은 없다’는 취지로 맞받아치며 김 후보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문화방송> 캡처화면
이날 남경필 후보는 맺음말을 통해 “여러분, 제가 다시 도지사에 당선될 거 같습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언쟁을 지켜보던 남 후보는 “이제 이재명 후보가 네거티브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재벌가와 손잡고 중소기업을 억압했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다”라고 말한 뒤, “이렇게 네거티브하는 것을 보면 저한테 승리의 기운이 기울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홍우 정의당 경기도지사 후보/<문화방송> 캡처화면
한편, 이날 이홍우 정의당 후보는 남 후보를 향해 “바른정당 갔을 때 보수 혁신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그새를 못 참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다. 자기 성찰 없이 온 당신의 혁신은 대체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같은 차를 타고 유세할 수 있느냐”며 “당장 홍준표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토론회 마지막에서 “(이번 선거에서)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할 자유한국당을 밀어내고 저희 정의당을 제1야당으로 만들어주실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며 자유한국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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