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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병원 화재, 불길은 금세 잡혔는데…왜 인명피해 컸나

등록 2022-08-05 17:11수정 2022-08-05 17:41

당국 “유독성 연기 배관 타고 다량 유입돼”
거동불편 중환자 투석기 달고 탈출 불가
50대 간호사는 환자 곁 지키다 숨진 듯

경기도 이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 사고는 불길이 거세지 않았고 진화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는 뭘까.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장투석 전문병원에 내원한 중증환자들이 투석 중인 상태에서 다량의 연기가 유입되는 바람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화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화재는 4층짜리 건물 3층의 스크린골프연습장 철거 현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길이 다른 층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연기가 계단실과 건물 배관 등을 타고 4층 투석전문 병원으로 다량 유입됐다. 업장 특성상 방음재와 충격흡수재를 많이 쓰는 스크린골프장은 불이 날 경우 연기와 유독성 가스가 다량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화재 당시 이 병원에는 투석환자 33명과 의료진 등이 있었다고 한다. 투석환자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한 중증환자인 데다 투석기에 몸을 연결한 상태여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숨진 60~80대 투석환자 4명은 의족을 착용했거나 중풍 등을 앓아 거동이 불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투석환자 권아무개씨는 “투석 줄을 가위로 자르고, 신발도 못 신고 도망쳐 나왔다. 다리가 불편해서 계단을 이용할 수 없는데,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작동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숨진 희생자 중에는 50대 간호사도 있다. 그는 충분히 몸을 피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데도 병실에서 환자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혼자서 거동이 가능한 사람은 대피할 시간이 충분했는데, 숨진 간호사는 투석 중인 환자를 도우려고 병실을 지키다 화를 피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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