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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토론 자격후보 딱 한명…3·9 재보선 ‘청주 상당’ 깜깜이 된 사연

등록 2022-02-20 16:11수정 2022-02-21 02:30

민주당·정의당 무공천에 초청토론대상 1명 불과
“정책 비교분석 기회 유권자에 제공해야” 지적
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 벽보. 오윤주 기자
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 벽보. 오윤주 기자

다음달 9일 대선 투표일 서울 종로와 서초, 경기 안성,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 상당 등 전국 5곳에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하지만 대선에 가려지고 여야가 ‘귀책사유’가 있는 곳엔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긴장감 또한 떨어져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 특히 청주 상당 재선거는 방송토론조차 이뤄지지 않아 ‘역대급 깜깜이’라는 말이 나온다.

청주시 상당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4일 <문화방송>(MBC)에서 청주 상당 재선거 합동 방송 연설회를 한다고 20일 밝혔다. 연설회엔 정우택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김시진·박진재·안창현 후보까지 4명이 나선다. 후보당 10분씩 연설영상이 녹화 방송될 뿐 토론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미현 상당구 선관위 지도계장은 “토론회 초청 기준에 해당하는 후보가 1명(정우택)이어서 연설회를 진행한다. 법정 토론·연설회는 이게 전부다. 단체·언론사 등에서도 토론회를 열 수 있지만 아직 신고되거나 알려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방송토론회가 없는 이유는,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뒤 치러지는 재보선으로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했고, 정의당도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관위 법정 토론회 초청 기준인 △국회의원 5석 이상 정당 후보 △직전 선거 3% 이상 득표 정당 후보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5% 이상 후보 등 기준을 충족시키는 후보는 정우택 후보 한명뿐이다.

이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토론회 무산은 유권자의 알권리를 차단한 조처다. 정당 후보 1명 외에 모두 무소속 후보인 상황에서 무소속 후보에겐 특히 불리한 기준이다. 토론회를 열어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공약·정책을 비교·분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 반발도 이어진다. 안창현 후보는 “토론회 무산은 국민의 알 권리, 투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네 후보가 합의해 유튜브 토론이라도 해야 한다. 안되면 정 후보와 맞장 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시진 후보도 “토론회 무산으로 깜깜이 선거로 흐를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정 후보가 통 크게 토론의 장으로 나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보선 5곳에서 모두 토론회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 서울 종로는 토론회와 연설회를 이원화하기로 했다. 최재형(국민의힘), 배복주(정의당), 3선 종로구청장 출신 김영종(무소속) 후보 등은 3자 토론회를 하고, 나머지 군소 정당·무소속 후보 7명은 합동 연설회를 한다.

서울 서초, 대구 중남구, 경기 안성 등은 토론회·연설회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공공서비스 대학)는 “정치가 국민을 위한 서비스라면 다양한 형태의 토론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야 한다. 지역주의, 거대 양당의 문제점 극복하고 무소속 등 정치신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차원에서 토론회 초청 기준을 낮추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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