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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산불’ 진화지원 주말 출근한 40대 소방관 이튿날 숨져

등록 2022-03-08 11:28수정 2022-03-09 02:30

사망전날 사실상 ‘산불 상황실’ 업무뒤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유족 “과로사” 주장…최근 2년간 월 50시간 넘게 초과근무
강원도 동해시 옥계지역에서 지난 6일 밤 대전소방본부 소방관이 산불진화를 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옥계지역에서 지난 6일 밤 대전소방본부 소방관이 산불진화를 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과 경북 울진의 산불 행정지원 업무를 하던 소방공무원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들은 과로사를 주장해 경찰이 사인 조사에 나섰다.

충남 서산경찰서는 충남소방본부 구조구급과 소방경 ㄱ(48)씨가 지난 6일 아침 8시께 서산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ㄱ씨는 하루 전인 지난 5일 출근해 충남 지역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산불 현장으로 배치하고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업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소방본부는 동해안 산불 진화를 위해 지난 4일부터 강릉으로 하루 7대의 소방차와 18명의 소방관을, 울진으로 하루 10대의 소방차와 25명의 소방관을 각각 지원했다.

강원 동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나선 전국의 소방차들이 망상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지원대기하고 있다.
강원 동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나선 전국의 소방차들이 망상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지원대기하고 있다.

김광진 충남소방본부 구조팀장은 “산불 지원으로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주말인 지난 5일 ㄱ씨가 출근했다. ㄱ씨는 이날 평소 업무와 달리 산불 진화에 나선 충남 지역 소방 인력의 운용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지원 업무는 차량 1대당 소방관 3명 정도가 근무하는데 조를 짜서 교대시키고 사회관계망서비스로 현장별로 진화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야 하는 등 한순간도 한눈을 팔 틈이 없다. 사실상 상황실 업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ㄱ씨가 평소 많은 업무에 시달리다 과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충남소방본부 출근기록을 보면, ㄱ씨는 최근 2년 동안 한 달에 50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연구소에서 ㄱ씨의 주검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릴 예정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사진 대전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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