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지방 소멸 우려에서 자유로운 비수도권 자치단체는 많지 않다. ‘인구 블랙홀’ 대전과 세종을 지척에 둔 충북 옥천도 마찬가지다. 황규철(56) 옥천군수(더불어민주당)는 적극적인 교육·복지 정책으로 인구 회복을 약속했다. 지난 8일 옥천군청에서 그를 만났다.
―‘7만 자족도시’, ‘10만 관계인구 도시’를 약속했는데.
“당장 옥천 인구를 2만명 더 늘리자는 게 아니다. 옥천을 중심으로 경제·교육 활동을 하는 생활인구(현 5만1500여명)를 임기 안에 7만명까지 늘릴 생각이다. ‘관계인구’는 옥천에 연고를 갖고 있는 타지인을 가리키는데, 난 이분들을 ‘명예 군민’이라고 부른다. 이들에게 지역 내 휴양림·시설 이용 특전을 주고, 지역 축제·행사 때 이들을 초청해 특산물 등을 소비하게 할 생각이다.”
―교육·복지 천국을 강조했는데, 이웃 대전·세종과 경쟁이 될까?
“교육·복지가 튼실하지 않으면 큰 도시로 인구를 다 빼앗긴다. 교육 부문은 파격적인 실험을 준비한다. 우선 서울 유명 학원 영어·수학·진학 강사를 불러 강연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전쟁에 임하는 각오로 군 예산을 교육·복지에 과감히 투자할 방침이다.”
―군정 인수위에 지역대학 총학생회장을 포함시켰다.
“옥천 전역을 충북도립대의 캠퍼스로 만들려 한다. 학생들이 군 소유 체육·문화·여가 시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하려고 한다. 19~21살 취업 전 청년에게 연 50만~100만원씩 수당을 주고, 오지 농산촌 학생에게 택시비(월 15만원)도 지원하겠다. 지역 기업-대학-군청이 함께하는 일자리위원회도 가동할 생각이다.”
―옥천은 풀뿌리 언론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주민 참여로 만든 옥천공동체라디오, 독립언론 옥천신문 등은 옥천의 자랑이다. 옥천에서 전국언론문화제도 열리는데, 전례·예산 상황 등을 살펴 지원도 검토한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대청호에 도선을 띄우겠다고 했는데.
“도선은 유람선이 아닌 친환경 전기배다. 40t급 두 척을 2024년부터 장계관광지, 향수호수길 권역 등에서 운항할 계획이다. 관광보다 생태·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옥천은 전체 면적 83.8%가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에 묶인 탓에 자연·환경이 매우 잘 보존돼 있다. 이를 활용해 옥천을 환경·생태 관광의 메카로 키울 생각이다.”
―‘군민 신문고’ 설치를 약속했는데.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민원접수 시스템이다. 가능하면 군수가 직접 챙기겠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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