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출자 출연 기관인 충북개발공사 간부가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충북개발공사는 사실 조사를 벌인 뒤 이 간부를 보직 해임(직위 해제)하고 전보 조처했다.
충북개발공사는 23일 “성희롱·성폭력 전문 상담 기관 상담 과정에서 한 간부가 여직원들을 상당기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나와 모든 여직원의 의견을 수렴했다. 여직원들의 요구에 따라 해당 간부의 보직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다른 지역으로 전보 조처됐으며, 23일부터 3일 동안 외부 기관에서 성인식 개선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여직원들은 공개 사과도 요구했다.
여직원들은 지난 5월 진행한 청주지역 한 단체가 진행한 외부 성희롱·성폭력 상담 과정에서 이 간부가 여직원의 스커트를 당기고 외모 평가를 하는 등 신체적·언어적 성희롱을 했다고 밝혔다. 또 회식 때 자신의 수염을 만지게 하고, 등을 두드리거나 발을 만지게하는 등 신체 접촉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간부는 “사무실도 그렇고, 회식자리도 여럿이 함께 하는 열린 공간이다. 신체접촉 등은 말도 안된다. 사실이 아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물의를 일으켜 보직 해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때가 되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충북개발공사는 여직원 등의 상담 내용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였다. 송서호 충북개발공사 인사총무부장은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등을 두드리는 등 불미스런 부분도 있었다. 해당 간부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기억 나지 않는다. 혹시 술 마시고 실수 했을 수도 있겠다’ 등의 말을 했다. 여직원들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겠다고 해 보직 해임 조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북개발공사는 직장 내 성희롱 교육을 집합 교육에서 소규모 대면 교육으로 바꾸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권선욱 충북개발본부 본부장은 “다음 달 초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관련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시로 성희롱·성폭력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관련 전수 조사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개발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