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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시민군 거점 옛 전남도청 밤마다 빛의 집으로 거듭나다

등록 2022-03-17 19:30수정 2022-03-21 15:13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조성사업

박준범 작가의 ‘기억하기 위한 방법들’.
박준범 작가의 ‘기억하기 위한 방법들’.
요즘 옛 전남도청이 밤마다 변신하고 있다. 5·18 시민군 거점이었던 옛 전남도청 건물에 영상이 투영되는 미디어 파사드 덕분이다. 5·18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건물의 경쾌한 변신에 시민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광주 유네스코 미디어 아트 창의벨트 조성사업 1권역 예술감독 진시영(51) 작가는 17일 “광주만의 독특한 미디어 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2019~23년 총사업비 180억원을 들여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조성사업을 5개 권역별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5일 1권역(옛 전남도청 일원)과 2권역(금남로공원·광주교 등)부터 공개됐다. 진 감독은 “5·18광장을 가장 많이 걷는 사람들이 동명동 카페거리를 자주 찾는 젊은이들이다. 난도질당한 흑백 사진 속의 5·18이 아니라 은유화된 예술로 말을 걸고 싶다”고 말했다.

옛 전남도청은 ‘빛의 집’으로 매일 거듭난다. 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광주와 시민들의 생생한 삶의 에너지를 빛으로 표현한 3편의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명규 작가의 ‘별이 된 사람들’, 이종석 작가의 ‘트레이스-프롬 히어’(Trace-from Here), 박준범 작가의 ‘기억하기 위한 방법들’ 등 3편 모두 몰입도가 높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나눔광장 안내센터 상부에 설치된 ‘통’(TONG)은 국내 최초로 원통형 엘이디(LED) 디스플레이에 입체감을 높인 연출기법을 적용한 작품이다. 진 작가는 “광주라는 도시에 재미있는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2019~2023년 180억 투입
미디어아트 조성사업 1권역 공개
나명규·이종석·박준범 작품으로
예술감독은 미디어 아티스트 진시영씨
“광주에 재밌는 변화 만들고 싶어”

나명규 작가의 ‘별이 된 사람들’.
나명규 작가의 ‘별이 된 사람들’.
광주가 미디어 아트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2014년 12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서울은 디자인으로, 경기도 이천은 도자기로, 경남 진주는 민속예술로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뒤, 광주는 미디어 예술 부문을 선택해 창의도시 선정에 지원했다. 진 감독은 “광주가 광산업 도시였고, 세계 3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엔 옛 전남도청 일대에서 ‘페스티벌 오! 광주 미디어 아트’를 기획해 국내외 37인 미디어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광주시는 5·18민주광장 옆에 미디어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도록 2층 높이의 작은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진 감독은 “하드웨어를 구축했으니 광주의 작가들이 영상 작업을 해 업데이트하면 365일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엔 옛 도청 앞 5·18민주광장 분수대도 미디어 파사드로 영상이 투영된다. 그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예술감독을 하던 2020년 광주 동구청의 분수대 미디어 아트 설치 공모전에도 유재헌 감독과 함께 제안서를 내 선정됐다. 진 감독은 “바람이 불어도 1980년 5월에 들었던 횃불이 꺼지지 않도록 이미지화했다”고 말했다.

미디어 아티스트인 진 감독은 원래 서양화 전공자다. 진 감독은 조선대 미대 회화과 3학년 때 처음 열렸던 광주비엔날레 도슨트로 참여한 게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작품 설치와 통역을 돕는 ‘알바’를 하면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처음 봤다. 관객과 새롭게 소통하는 예술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비디오 아트 창시자’ 백남준 선생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던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아트 앤 디자인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영상, 퍼포먼스, 전자, 비디오 아트 등을 포함하는 예술분야인 ‘뉴폼’(New Forms)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받았고, 조선대 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종석 작가의 ‘트레이스-프롬 히어’(Trace-from Here)
이종석 작가의 ‘트레이스-프롬 히어’(Trace-from Here)
그는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창작 스튜디오 장기입주 작가(2005~2006)로 본격적인 미디어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열풍변주곡’으로 제6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던 그는 전통과 현대의 접목에 관심이 많다. 나전칠기 손대현 장인과 작업한 미디어 작품은 유튜브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전남 화순 운주사를 다룬 ‘운주사’라는 작품에선 누워 있던 와불을 미디어로 연결해 일으켜 세웠다. 야구선수 박찬호 선수와의 ‘공의 속도' 협업 작품 등으로 장르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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