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무마 청탁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재판을 받는 ‘사건브로커’가 전남 자치단체 관급공사 계약에도 개입했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나왔다.
전투비행장 강행 이상익 군수 파면 투쟁본부(투쟁본부)는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2)씨가 경찰 인사 개입, 수사 무마 의혹에 이어 관급공사 비리에도 관여했다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브로커를 매개로 한 사법기관과 자치단체의 카르텔을 뿌리 뽑기 위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전남 경찰이 송치한 이상익 함평군수의 뇌물수수사건에도 성씨가 개입했고 이에 대한 대가로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군수는 2020년 4월 함평군수 보궐선거 당선 직후 광주의 한 양복점에서 1000만원 상당의 양복 5벌을 맞춰 입었고 비용은 지역 건설업체가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021년 10월께 고발장을 접수한 뒤 2년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현재 광주지검 목포지청에서 11개월째 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입장문을 내어 “군수 취임 이후 광주에서 양복을 맞춘 사실은 있으나 대금은 큰아들이 결제했다. 결제를 즉시 하지 못한 것은 양복점에서 계좌번호와 금액 등을 늦게 알려줬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3년이 되도록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성씨가 개입한 것 아니냐”며 “성씨와 친분이 있는 회사가 최근 수십억원짜리 함평 수변공원 산책로 공사를 따냈고 성씨의 회사는 해당 공사에 2억원 상당의 자재를 납품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함평군의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보면, 성씨가 재판에서 자신이 대표라고 말한 ㅇ업체는 2022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목재 데크 2억원어치를 납품한 것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함평군에 ㅇ업체와의 계약 경위 등을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한편, 성씨는 코인투자 사기범으로부터 수사무마 청탁을 해주고 차량과 17억4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성씨가 다수의 경찰 고위직과 친분을 맺고 경찰 인사, 수사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후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광주지검 목포지청 6급 수사관을 수사기밀 누출 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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