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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첫 도입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전국 확대

등록 2023-12-04 18:47수정 2023-12-05 02:00

보건복지부 내년부터 340명 서비스
2021년 4월30일 오후 광주시 남구 방림동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주택에서 전담인력과 생활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2021년 4월30일 오후 광주시 남구 방림동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주택에서 전담인력과 생활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아들로 둔 최아무개(56)씨는 “우리 가족에게 기적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변화의 시작은 아들 선우(27)씨가 지난해 5월부터 광주시의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지원센터에서 24시간 돌봄을 받으면서부터다. 선우씨는 오전 9시부터 낮엔 광주장애인종합복지관 주간보호센터에서 생활하고, 오후 5시부터 쉼터로 이동해 발달장애인 동료 1명과 함께 생활한다. 쉼터에 상주하는 주거코치 2명이 선우씨 등 2명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을 돌본다.

선우씨는 성장하면서 공격성이 커졌다. 지난해 12월 아들에게 팔을 물린 엄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아버지 최씨는 “아들이 (융합돌봄 지원센터에서 돌봄을 받으면서) 공격성도 줄고, 차분해져 정말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돌봄이 가족에게 희망을 선물한 셈이다. 하루 일과를 아들을 돌보는 데만 쏟아부었던 최씨는 “27년 만에 집 밖으로 나와 작은 카페를 차렸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북구 한 아파트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 2명이 전담인력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광주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
광주광역시 북구 한 아파트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 2명이 전담인력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광주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

광주에서 첫발을 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정책이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서비스 대상자는 올해까지 광주에서만 15명이었지만, 내년부터는 전국 17곳 시·도에서 340명이 24시간 돌봄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최중증 발달장애인 일대일 돌봄체계 구축 사업비로 717억원이 편성돼 있다. 일대일 돌봄체계는 발달장애인 1명을 행동치료사나 주거코치 등이 전담하는 서비스다. 이 가운데 24시간 개별 일대일 돌봄 예산은 172억원이고 대상자는 340명이다. 주현정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사무관은 “광주에서 2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전국 17개 시·도 34곳에서 일대일 24시간 돌봄체계가 구축된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개별 특성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주간 개별 일대일(140억원·500명), 주간 그룹 일대일(405억원·1500명) 돌봄체계도 마련한다.

정부의 이번 돌봄예산 확보는 국가와 자치단체가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 개정 발달장애인법이 내년 6월부터 시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발달장애인은 2022년 말 기준 26만명에 이른다.

전국발달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광주광역시 서구 무각사에서 광주시청 앞까지 오체투지 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발달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 제공
전국발달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광주광역시 서구 무각사에서 광주시청 앞까지 오체투지 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발달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 제공

일대일 돌봄체계는 2021년 광주시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지원센터’를 설립하면서 처음 선보인 복지 서비스 정책이다. 광주시는 2020년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모자가 비극적 선택을 한 뒤, 전담인력이 발달장애인의 행동치료와 돌봄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자는 구상을 처음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광주시 정책을 정부 시범사업으로 선정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전향숙 광주시 장애인재활지원팀장은 “2021년 주택 1곳, 4명으로 출발해 지금은 서구장애인복지관과 광주장애인종합복지관이 주택 7곳에서 15명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 사무처장은 “정부에서 일대일 돌봄을 확대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주거코치를 공무직으로 전환해 고용이 안정돼야 24시간 돌봄체계가 순조롭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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