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강원 삼척 지방에 대형 산불이 나흘째 이어진 지난 7일 오후 경북 울진군 대흥리 야산에서 헬기가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진/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 진화율이 9일 오후 5시 기준 75%(전날 65%)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금강송 군락지 쪽 불길을 잡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9일 오후 5시 울진 산불 합동상황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공격적인 진화 작전으로 주불을 잡으려고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재 산불 진화율은 75%”라고 밝혔다. 이어 “금강송 군락지인 소광리 근처에 불길이 거세 불똥이 (군락지로) 날아들고 있어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산림당국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주불 진화를 목표로 삼고 진화 작업에 나섰다. 산림청 헬기 41대를 비롯해 군당국과 소방, 경찰 헬기 등 82대가 동원됐다. 또 소방차 등 333대와 공무원·특수진화대원 등 진화 인력 3908명이 투입됐다.
이날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울진 소광리 쪽 응봉산 구역은 산세가 험해 지상 진화대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라 산림당국은 헬기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불길을 꺾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시야가 좋지 못해 헬기를 곧바로 띄우지 못했고, 오후부터 공중 진화 작업을 펼칠 수 있었다.
그사이 불길은 군락지 인근 소광리 취수댐 쪽으로 번졌고, 금강송 군락지에 진화인력 366명과 소방차 39대 등을 추가 배치해 방화선을 강화했다. 최 청장은 “야간에도 인력을 증강해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현장에 드론 진화대를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밤에서 9일 새벽 사이에도 금강송 군락지로 경계를 뚫고 불길이 넘어들어오기도 했지만, 특수진화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여 대부분 진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당국은 당시 불길이 번진 지역은 금강송 핵심 군락지와는 다소 떨어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9일 오후 5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1만9080㏊(울진 1만7779㏊·삼척 1301㏊)로, 축구장 2만6720여개에 이르는 넓이다. 지난 8일 같은 시각에 견줘 659㏊ 늘었다. 집과 창고 등 시설물 455개가 피해를 당했다. 울진군에서는 울진국민체육센터와 각 마을회관 등에 371명이 대피했다.
한편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을 맞아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버스 4대를 마련해 이재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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