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바다 덕후’ 캐머런의 꿈의 영화…아바타는 아바타를 넘어설까

등록 2022-12-14 02:00수정 2022-12-14 16:57

아바타2 14일 개봉
아이맥스3D·포디엑스 등 n차관람 기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은 속편 <아바타: 물의 길>에선 환상적인 수중 장면이 압권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은 속편 <아바타: 물의 길>에선 환상적인 수중 장면이 압권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아바타는 아바타를 넘어설 수 있을까?

14일 개봉하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의 관전 포인트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전작 <아바타>(2009)는 판을 뒤집었다. 인간의 정신을 외계인 아바타에 이식한다는 획기적인 내용은 물론 혁신적인 컴퓨터그래픽과 3차원(3D) 입체 영상 기술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캐머런 자신의 영화 <타이타닉>(1997)이 세웠던 전세계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고, 지금까지도 누적 박스오피스 수익 29억2291만달러(한화 3조8000여억원)로 정상을 지키고 있다.

캐머런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은 속편 <아바타2>는 크게 3부로 나눌 수 있다. 1부 배경은 전편과 같은 밀림이다. 인간의 육신을 버리고 판도라 행성 원주민 나비족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는 네이티리(조이 살다나)와 가정을 이뤄 자식들을 키운다. 전편에서 물러났던 지구인들은 다시 판도라 행성으로 몰려와 대규모 기지를 건설하고, 네이티리의 화살을 맞고 숨진 쿼리치 대령(스티븐 랭)은 아바타로 부활해 복수를 다짐한다. 나비족과 지구인의 대립은 종종 서부극의 열차 탈취 장면이나 베트남전 영화의 밀림 침투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이 목표물임을 안 설리는 부족을 보호하고자 가족과 함께 멀리 떠나기로 한다.

&lt;아바타: 물의 길&gt;에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가 날치를 닮은 ‘스킴윙’을 타고 있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아바타: 물의 길>에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가 날치를 닮은 ‘스킴윙’을 타고 있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부에서 본격적인 바다 이야기가 펼쳐진다. 숲의 부족 출신 설리 가족은 바다에 사는 물의 부족 마을에 정착한다. 바다에서 헤엄치고 가오리를 닮은 ‘일루’, 날치를 닮은 ‘스킴윙’ 등 바다동물을 타는 법을 익히며 새 삶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아바타2>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등장한다. 온갖 바다생명체가 공존하는 바닷속을 유영하는 장면은 영원히 안 끝나길 빌 만큼 황홀하다.

사실 캐머런 감독은 ‘바다 덕후’다. 어린 시절 해양생물학자를 꿈꾼 그는 고등학생 때 영화 <심연>(어비스·1989) 시나리오의 기초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영화 <타이타닉>도 바다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했다. 2012년에는 자신이 설계에 참여한 1인 잠수정을 타고 지구에서 가장 깊은 북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을 탐험하며 세계 최초로 수심 11㎞까지 홀로 잠수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딥씨 챌린지>(2017)도 만들어 개봉했다. 그런 그가 <아바타2> 바다 장면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는 생생한 묘사를 위해 배우들이 직접 초대형 물탱크 안에서 숨을 참아가며 연기하는 걸 촬영했다. 이를 위해 배우들은 두달 동안 특수 잠수 훈련을 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오른쪽)이 &lt;아바타: 물의 길&gt; 수중 촬영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제임스 캐머런 감독(오른쪽)이 <아바타: 물의 길> 수중 촬영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3부는 바다까지 침략해온 지구인들과의 한판 전쟁이다. 지구인들은 설리 가족을 찾는 동시에 고래를 닮은 바다동물 ‘툴쿤’을 마구잡이로 사냥한다. 아름다운 바다를 참혹한 도살장으로 만드는 사냥 장면은 지금 우리 별의 잔혹한 고래잡이와 겹쳐진다. 설리 가족과 물의 부족민들은 바다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일전에 나선다. 캐머런 감독은 “실제 우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바다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막판에 주인공들이 난파한 배에서 탈출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대목은 <타이타닉>의 오마주처럼 보이기도 한다. <타이타닉> 여주인공을 맡았던 케이트 윈즐릿은 <아바타2>에서 물의 부족을 이끄는 로날을 연기했다. <타이타닉> 때 물탱크 촬영을 경험한 덕인지 이번 촬영에서 7분14초의 최장 잠수 시간을 기록한 윈즐릿은 “물이 전혀 무섭지 않았다. 물에 들어가면 차분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떠올렸다.

&lt;타이타닉&gt; 여주인공을 맡았던 케이트 윈즐릿이 &lt;아바타: 물의 길&gt;에서 물의 부족을 이끄는 로날(왼쪽)을 연기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타이타닉> 여주인공을 맡았던 케이트 윈즐릿이 <아바타: 물의 길>에서 물의 부족을 이끄는 로날(왼쪽)을 연기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신기술을 활용해 선명하고 움직임이 부드러운 고화질 영상으로 구현한 아름답고 환상적인 수중 장면에다 갈수록 스펙터클해지는 액션을 더해 192분에 이르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편안한 관람을 위해 미리 물, 커피, 음료 등은 참는 게 좋겠다.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아바타2>는 전편을 넘어설 수 있을까? 흥행 기록을 깨진 못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극장을 찾는 분위기가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침체된 전세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선 2D, 3D, 아이맥스 3D, 포디엑스, 스크린엑스, 돌비시네마 등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해 엔(n)차 관람 바람이 불 수도 있다. 과연 설리는 판도라 행성뿐 아니라 지구의 영화산업도 구원할 수 있을까? 이제 막이 올랐다.

‘바다 덕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lt;아바타: 물의 길&gt;은 환경과 바다 보호의 메시지를 담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바다 덕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은 환경과 바다 보호의 메시지를 담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선후배 정리해고 명단 만드는 인사팀 막내, 그의 눈에 비친 ‘노동’ 1.

선후배 정리해고 명단 만드는 인사팀 막내, 그의 눈에 비친 ‘노동’

아이유 넘어선 아이유…콘서트 이틀간 10만명 ‘신기록’ 2.

아이유 넘어선 아이유…콘서트 이틀간 10만명 ‘신기록’

경이로운 감정의 소용돌이…2D 애니 ‘룩백’ 흥행몰이 3.

경이로운 감정의 소용돌이…2D 애니 ‘룩백’ 흥행몰이

아동 장기·성매매 ‘슬픈 지옥의 묵시록’ 4.

아동 장기·성매매 ‘슬픈 지옥의 묵시록’

‘빌리 엘리어트’ 꿈꿨던 전민철, 세계 빅5 발레단 간다 5.

‘빌리 엘리어트’ 꿈꿨던 전민철, 세계 빅5 발레단 간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