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기대하는 관객들이 모처럼 눈에 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 개봉을 앞두고 있어서다.
카메론 감독은 영화 테크놀로지 진보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거장으로 손꼽힌다. 1989년 영화 <어비스>에서 최초로 물기둥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장면은 오늘날 영화의 디지털 특수효과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영화 <타이타닉>(1998)을 위해 실제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조사하고자 해저탐사를 진행했고, 선박 촬영을 위한 특별한 세트장과 촬영 시스템을 만들었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 촬영 때도 이전과 전혀 다른 모션 캡처 세트장과 버추얼 카메라를 개발해서 썼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테크놀로지와 스토리텔링 이야기를 국내 방송으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왔다. <교육방송>(EBS)은 오늘(12일)부터 20일까지 평일 밤 11시35분마다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를 통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특강 ‘미래에서 온 영화’ 7부작을 방영할 예정이다.
<그레이트 마인즈> 촬영은 지난 8월 뉴질랜드 웰링턴 현지 <아바타2>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카메론 감독의 한국에 대한 애정에 힘입은 덕분일까. 제작진은 “카메론 감독이 어느 언론사에도 허락하지 않았던 4시간을 제작진에 할애했고 이는 에이전시나 영화사 관계자들도 ‘전례 없던 일’이라며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7부작 특강은 <아바타2> 제작 뒷이야기는 물론, 어렸을 때부터 SF(공상과학) 마니아였던 감독의 인생 이야기와 영화 테크놀로지 아이디어 실현 과정, 스토리텔링 작법 비결, 영화 속 여성 캐릭터 재현 방법, 스트리밍 시대 영화의 미래 등 다방면으로 마련됐다.
<그레이트 마인즈> 제작진은 “카메론 감독이 자신의 스토리텔링 철학 중 한 요소를 이야기하며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을 예로 들었다. 자신의 영화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현선 피디는 “(카메론 감독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한국식 인사로 맞아줘서 놀랐다”며 “영화 거장으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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