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카카오와 경쟁한 하이브가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사실상 인수전에서 빠진 것으로, 에스엠 경영권을 카카오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12일 하이브는 에스엠 인수 절차를 이날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은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와 논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됐고, 두 회사는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며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합의하고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브가 보유한 에스엠 지분 15.78%의 구체적 처리 방안은 이번 발표에선 제외됐다. 이번 합의로 하이브와 카카오는 오는 3월 주주총회 표 대결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최근까지 에스엠 경영권을 두고 1조원대 ‘쩐의 전쟁’을 펼쳐왔다. 이를 두고 출혈 경쟁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두 회사는 10~11일 잇따라 접촉하고 협의를 진행해 이같은 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대해 에스엠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하이브의 에스엠 경영권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며 환영했다. 에스엠은 “31일 주주총회에서 새롭게 출범할 ‘에스엠 3.0 이사회’는 전략적 파트너인 카카오와 함께 아이피(IP)와 아이티(IT)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케이팝 산업의 넥스트 레벌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쪽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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