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파월 '매파' 발언에 1.3% 하락…2430대 턱걸이.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확보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다툼이 극적인 양상으로 번지는 가운데, 카카오의 공개매수 진행 둘째날 에스엠 주가가 이번에도 공개매수가(15만원)을 훌쩍 넘어 16만원 부근까지 올랐다. 단숨에 16만1200원까지도 한때 돌파해 두 거대 기업의 경쟁 못지 않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도 과열 양상이 뚜렷하다.
8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엠 주가는 전일대비 5.88% 오른 1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이 열리자마자 15만4100원에 시작해 한때 16만1200원(+7.68%)까지 올랐다. 이날 최저가는 15만600원으로, 하루종일 공개매수가격(15만원)을 웃돈 가격에 거래됐다.
이날 주가 상승은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에 에스엠에 대해 제2차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이브가 1조원가량의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 접촉하고 있고, 15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는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풍문이 시장에 퍼지기도 했다. 하이브 쪽은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며,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량은 255만주에 달했다. 개인은 22만주 순매수, 외국인은 30만주 순매도, 기관은 10만주 순매수를 기록했다. 카카오가 에스엠 신주·전환사채의 발행·인수 계약을 맺으며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던 지난 2월7일 에스엠 종가는 9만100원이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이었던 지난 2월2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1만원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2월10일~3월1일) 실패에 이어, 카카오의 공개매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조2500억원을 투입해 주당 15만원씩 주고 에스엠 지분을 35%(833만3641주·최대 목표수량)까지 사들이겠다는 공개매수(기간 3월7일~3월26일)를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에 맞서는 하이브의 가용 자금동원 능력을 1조원 후반대로 점친다. 하이브의 지난해 9월말 가용현금은 1조1000억원 규모로 4분기 영업현금흐름과 1분기 신규차입금 3200억원까지 더한 것이다. 이 돈을 모두 에스엠 지분 추가취득에 투입한다고 가정할 때, 에스엠 발행주식 40% 확보를 기준으로 잡으면 인수 가능한 1주당 가격은 16만원 정도로 추산된다는 말도 나온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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