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옥분 씨.
[짬] 자작곡 음반 ‘광복 70주년’ 발표 남궁옥분 씨
직접 지은 곡 ‘봉선화’ 12년만에 발표
광복절 맞아 음반 4천장 무료 배포중 아이돌에 밀린 스트레스 운동으로
라이브 카페 무대서도 ‘일본 비판’ 유명 가슴 깊이 꿈틀거리는 애국심은 유달리 강했다.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할 때도 무대에서 틈틈이 일본과 미국에 대한 비난의 멘트를 숨기지 않았다. 일본인 손님이 오면 카페 관계자가 “제발 일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명동 거리를 거닐다가 일본 노래를 틀어 놓은 가게 주인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노래에 담기 시작했다. ‘금강산’은 분단된 조국에 대한 한을 담았다. “(…) 어디로든지 자유로운 새는 백두나무까지 내려앉지만/ 사람마다의 아픈 사연들 세월 속에 날개 잃었네/ 금강산 찾아가자 금강산 걸어가자/ 자유로운 새처럼 날아서 어디든지 가고파라 (…)” 그는 오랜 명상 수련을 통해 깨달았다고 한다. 나 자신이 우주 안에서 이렇게 찬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그래서 ‘아리랑’을 썼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온 안타까운 날들/ 이제사 찾으려네 아리아리~아라리요/ 내가 나를 바라보네 내가 나를 찾아가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이런 그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노래를 만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가수로서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까, 그들의 영혼을 위로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일이었다. “올 들어서만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무려 7분입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38분이고, 이 가운데 190분이 돌아가셨어요. 살아계신 48분도 80~90대 고령이어서 언제 떠날지 몰라요.” 그는 오랫동안 역사의 그늘에 가려 있던 위안부 할머니들이 용기있게 세상에 나섰지만, 그 아픔을 치유해주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과 성과는 미흡하기만 하다고 지적한다. “그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숙제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왜곡된 역사가 바뀌는 그날까지 매일매일이 해방의 날이고, 광복의 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봉선화’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대신해 하소연했다. “시간도 서러워 멈춰 버렸습니다. 고향도 추억도 아픈 기억 속에 묻어 버렸습니다. 잊으려고 지우려도 죽어서도 죽지 못하네” 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 맺힌 삶을 인류애로 승화시키고 싶은 바람에서 음반을 냈다고 했다. “광복 70돌이라는 중요한 시점인데도,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노래들이 들리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누군가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로하는 노래를 했구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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