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 8개 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들이 30일 오전 전주 고사동 ‘씨네큐(Q) 전주영화의거리’ 10관에서 미얀마 시민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 8개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과 영화인들이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두 번째 날인 30일 오전 전주 고사동 ‘씨네큐(Q) 전주영화의거리’ 10관에서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소모뚜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미얀마의 봄’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서를 내어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와 시민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을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실상을 알리려는 영화인들에 대한 구속과 수배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군부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민의 저항과 바람을 끔찍하고 참혹하게 짓밟고 있다”며 “그러나 미얀마 시민은 군부의 폭력과 살상 속에서 용기를 품고 창조적 방식으로 저항과 투쟁을 해내고 있다”고 응원했다.
과거 우리 국민이 군부 독재에 맞섰던 민주화운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멀지 않은 과거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독재정권의 폭력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그때 기꺼이 연대해준 세계의 영화인들을 기억한다. 한국의 국제영화제는 미얀마 영화인과 함께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를 기점으로 예술과 표현의 자유, 소수자의 시민권 등을 수호하는 기구를 결성할 뜻도 밝혔다. 성명서에는 국내 문화예술계 35개 단체와 개인 265명이 이름을 올려 연대의 뜻을 밝혔다.
성명서 낭독에 앞서 미얀마의 실상을 알리는 5분짜리 영화 <버마의 봄 21>이 상영됐다. 이 영화는 미얀마 독립영화 감독들이 제작했으며, 군부의 탄압을 우려해 연출자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29일 개막해 5월8일까지 열흘 동안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선 48개국 194편(국외 109편·국내 85편, 장편 120편·단편 74편)의 영화가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상영된다. 영화제는 출품작 중 142편(국외 79편·국내 63편)을 온라인 상영작으로 편성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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