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 플러스+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 거라는 편견을 가진 분은 이제 안 계시죠? 하기사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국내 1000만 관객을 넘긴 시대가 됐으니까요.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애니메이션 개봉작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가족용이 대부분인데, 아이보다 어른이 더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도 몇 편 눈에 띄어 추천해보려 합니다. 지난 24일 롯데시네마 전국 24개 극장에서 개봉한 <명작애니열전>입니다.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를 아시나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초속 5센티미터라고 하는군요. 2007년 국내 개봉한 그의 작품 <초속 5센티미터>를 보고 놀랐습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빛과 그림자의 표현은 마법과도 같았죠. 그 안에 담긴 얘기는 또 어떻고요.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소년의 여정 순간순간이 아련하다 못해 시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역시 2007년 국내 개봉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무척 재밌게 본 기억이 납니다. 어느날 갑자기 시간여행 능력을 갖게 된 여고생이 겪게 되는 좌충우돌 모험담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오시이 마모루 등의 뒤를 잇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두 감독의 이 두 대표작뿐 아니라 <늑대아이>(호소다 마모루), <언어의 정원>(신카이 마코토)도 다시 선보입니다. 또 사실적이면서 정겨운 영상이 아름다운 토종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안재훈·한혜진, 2011년)과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화 감독 출신인 고사카 기타로의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 <나스: 수트케이스의 철새>도 상영됩니다.
화려한 3D 애니메이션이 대세가 된 요즘, 수작업을 바탕으로 한 따스한 감성의 2D 애니메이션이 봄꽃 향기보다 더 짙은 여운을 남길 수도 있다고 한다면, 좀 과장된 표현일까요.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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