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 플러스+
‘스핀오프’(spin-off)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의 회사분할을 뜻하는 경제용어인데, 대중문화 분야에서는 기존 드라마, 영화, 책 등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기초해 새로운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걸 뜻하죠.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시에스아이>(CSI)가 <시에스아이: 마이애미> <시에스아이: 뉴욕>으로 가지를 친 게 대표적입니다.
영화에서도 스핀오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배트맨> 시리즈에서 파생된 <캣우먼>이나 <엑스맨> 시리즈 등장인물 울버린의 탄생 배경을 다룬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 유명하죠. 마블 시리즈의 슈퍼히어로들을 한 자리에 모은 <어벤져스>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도 예외가 아닙니다. <슈렉> 시리즈에서 크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장화 신은 고양이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장화 신은 고양이>로 관객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슈렉>까지는 아니어도 꽤 많은 관객을 모았죠.
새로운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두 편이 극장 문을 두드립니다. <마다가스카의 펭귄>(31일 개봉)이 그 하나입니다. 미국 뉴욕 동물원에서 탈출한 네 마리 동물들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린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는 2005년 개봉 이후 큰 인기를 모으며 3편까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는 작은 특수부대를 연상시키는 펭귄 네 마리가 감초처럼 등장하는데, 이들만 나오면 유독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반가운 마음에 지난 15일 <마다가스카의 펭귄> 시사회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펭귄들, 여전하더군요. 아니, 더 강해지고 더 웃겨졌습니다. 오랜 벗을 다시 만난 것처럼 유쾌해졌습니다.
그림 형제의 원작 동화 <백설공주>를 새롭게 재해석한 <일곱 난쟁이>(24일 개봉)도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찾아갑니다. 실수로 동화 속 주인공들을 위기에 빠트린 7명의 난쟁이들이 동화구출원정대를 결성해 명예회복에 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들러리의 재발견이라는 측면에서도 나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세상의 모든 들러리들, 화이팅~!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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