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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더 크게 쓰지 못해 미안해

등록 2014-12-30 19:41수정 2015-05-27 09:13

시네 플러스+
영화담당을 하며 늘어난 것은 ‘뱃살’, 줄어든 것은 ‘분석력’인 듯 합니다. 뱃살은 하루 2~3편씩 영화 시사를 보며 팝콘과 탄산음료를 먹어댄 결과입니다. 이상한 점은 영화를 보면 볼 수록 어떤 작품이 흥행할지에 대한 분석력은 점점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한 선배는 “전문가 흉내를 내다보니 대중의 눈과 계속 멀어지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한 해 동안 제 빗나간 분석 탓에 혼란을 겪은 독자가 있다면 사과드립니다.

지난주 ‘2014 영화계 결산’은 잘 보셨나요? 이보다 중요한 것은 기자의 게으름이나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보석같은 영화’를 추천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올해 ‘더 크게 쓰지 못해 아쉬운 영화 베스트3’를 꼽아봤습니다.

먼저 <족구왕>입니다. 족구를 사랑하는 복학생 ‘만섭’(안재홍)의 모습을 빌려 이 시대 대학생이 느끼는 현실을 상큼 발랄하게 짚어낸 청춘영화입니다. 감독은 찌질이라고 손가락질 당해도 굴하지 않고 족구로 나름의 청춘을 불사르는 만섭의 열정을 통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아기자기한 웃음코드, 만화적 설정이 시쳇말로 ‘포텐 터지는’ 재미를 선사한답니다.

두번째로 <누구에게나 찬란한>을 추천합니다. 지역아동센터 축구부 경남 ‘희망 에프시’의 감독을 맡게 된 후보선수 출신 김태근 감독과 저마다의 상처를 지닌, 그러나 “공 차는 것이 그저 즐거운” 아이들을 6년 동안 쫓아다니며 담아낸 다큐입니다. 가난이라는 현실의 벽,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더 크고 높은 벽 앞에서도 꿈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찬란한’ 삶과 미래가 있다고 조용히 읊조리는 영화입니다.

마지막 작품은 <그녀>입니다. 손편지 대필작가인 ‘테오도어’(호아킨 피닉스)가 지독히 쓸쓸하고 고독한 삶을 살아가던 중 최고의 인공지능 운영체계인 ‘OS1’속 인물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를 만나 교감하고 결국 사랑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얼핏보면 평범한 에스에프 영화 같지만, <그녀>는 피상적이고 인스턴트적인 현대사회의 ‘관계’의 문제를 비롯해 상처와 치유 등 폭넓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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