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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과 하얀색으로 이뤄진 동글동글한 이등신 몸매의 귀 없는 고양이. 저에게는 ‘동짜몽’으로 더 익숙한 이 귀여운 로봇의 정식 이름은 ‘도라에몽’입니다. 도라에몽의 고향은 일본, 1969년생이니 저보다도 나이가 많네요. 얼룩고양이를 뜻하는 ‘도라네코’와 오뚝이를 의미하는 ‘에키몽’을 합친 말이라고 합니다. 만화책으로 먼저 선보여 1970년대 후반부터 텔레비전과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진출했습니다.
이 캐릭터가 동짜몽이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기 전인 1980년대 일본 만화 해적판이 <동짜몽>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돌았던 거죠. ‘동글 짜리 몽땅’에서 한 글자씩 딴 이름이라는데, 저는 이 이름이 훨씬 더 친숙하고 귀엽습니다. 동짜몽이 본래 이름을 찾은 것은 1995년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한 만화잡지가 <도라에몽>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입니다.
추억의 동짜몽, 아니 도라에몽이 돌아옵니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스탠바이미>를 통해서요. 그런데 이번에 오는 도라에몽은 기존 모습과 또 다릅니다. 저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2D 셀 애니메이션 대신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3D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입체안경을 쓰고 보는 건 아니지만, 평면 스크린에서 동글동글 입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겐 최신 기술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재미를, 어른에겐 추억을 곱씹는 시간이 될 것 같군요.
못 말리는 ‘희극지왕’ 저우싱츠도 돌아옵니다. ‘주성치’로 더 익숙하죠.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의 걸작으로 꼽히는 1994년작 <서유쌍기>(월광보합+선리기연)의 확장판 같은 <서유기: 모험의 시작>이 5일 개봉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저우싱츠의 모습을 볼 수는 없습니다. 완성도를 높이고자 출연은 안 하고 연출에만 집중했기 때문이죠. 그를 못 본다는 게 무척 아쉽지만, 저우싱츠의 페르소나와도 같은 원장(문장)이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워줍니다. 저우싱츠 특유의 웃음 코드 또한 여전하고요. <소림축구> <쿵푸허슬>을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더욱 반갑겠네요.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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