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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벨 앤 세바스찬의 ‘듣는 영화’

등록 2015-02-10 19:43수정 2015-05-27 09:10

시네 플러스+
갓 헬프 더 걸
2010년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때가 생각납니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날아온 7인조 밴드 ‘벨 앤 세바스찬’은 소년과 강아지 얘기를 담은 동화 제목에서 따온 이름만큼이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었죠. 아이가 된 것처럼 팔다리를 사방팔방 흔들며 춤을 췄던 기억이 납니다.

밴드 리더 스튜어트 머독은 2003년 조깅을 하다 악상을 떠올렸습니다. 급히 종이에 적었고, 집으로 돌아와 노래를 완성했습니다. 순간 머독은 이 노래가 벨 앤 세바스찬의 것이 아님을 직감했습니다. 하나의 악상은 다른 악상으로 이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릿속에 캐릭터들이 하나씩 등장했습니다. ‘이건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야 해.’ 영화 <갓 헬프 더 걸>의 시작이었죠.

머독은 계속해서 노래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영화 작업은 처음이었지만, 벨 앤 세바스찬의 공연을 보고 반한 베리 멘델이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습니다. 엠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 센스>, 웨스 앤더슨 감독의 <로얄 테넌바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뮌헨> 등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영화인이죠. 머독의 첫 영화 연출작은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정신적으로 불안한 10대 소녀 이브(에밀리 브라우닝)가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 제임스(올리 알렉산더)와 소녀 캐시(한나 머레이)를 만나 밴드를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풋풋하고 달달한 감성의 노래와 춤, 어딘지 낡은 듯하면서도 세련된 영상이 어우러져 더없이 유쾌하고 상큼한 음악영화로 거듭났습니다. 1996년 대학생이었던 머독이 뮤직 비즈니스 수업을 들으며 기말고사 프로젝트로 결성한 밴드가 결국 벨 앤 세바스찬으로 이어지기까지 느꼈을 두려움과 떨림, 설렘이 고스란히 담긴 듯합니다.

벨 앤 세바스찬의 음악은 한번만 들어도 귀에 확 꽂히는 이른바 ‘후크송’이 아닙니다. <갓 헬프 더 걸> 수록곡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신합니다. 한번 듣고 나면 분명 또 듣고 싶어질 겁니다. 영화를 보고 오에스티 음반을 찾게 될 겁니다. 공교롭게도 영화 개봉일인 12일 벨 앤 세바스찬이 첫 단독 내한공연을 한다는군요. 영화를 보고 곧장 공연장으로 달려가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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