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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명령불복종 교사>는 스승의 날 부모와 아이가 함께 봐야 할 영화입니다. 일제고사 시행 방침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직된 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를 보면 생겨날 몇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먼저 이 질문을 선행 학습하고 영화를 보아도 좋습니다. 영화를 보며 우리가 흘리게 될 눈물의 의미가 분명해질 테니까요.
왜 일제고사가 그토록 문제가 됐을까요? 2008년 10월, 초등 6학년과 중등 3학년, 고등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전국 단위로 치러졌습니다. 일제고사는 1959년 처음 시행됐지만 서열화와 사교육 조장 등의 부작용으로 1998년 폐지됐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 부활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교사들은 시험 성적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선생님만 알면 된다고 말합니다. 전국 단위 등수 매기기 시험이 아니라 교실에서 하는 진단 평가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영화에서 공정택 당시 서울시교육감부터 일선 학교 교장까지 ‘어르신들’은 “교사들이 소신을 세우려면 나가서 학원이나 차리라”고 나무랍니다. 교사들은 “의사가 환자마다 다른 처방을 내리는 것처럼 교사도 일제 명령을 따르기보다는 학생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켜갑니다. 국가공무원이라는 신분과 교육자라는 사명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지금도 중등 3학년과 고등 2학년은 매년 일제고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현재 초등생 일제고사는 폐지됐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얼마 전 부활을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열을 강조하는 우리 교육에서 일제고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 서동일 감독은 아이의 앞날이 걱정되어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영화 포스터에 ‘떠든 아이’라고 해서 해직된 교사들의 이름을 적은 글씨는 서 감독의 아들이 쓴 것입니다. 선생님이 아이를 껴안고 울고 있는 영화 포스터는 감독의 부인인 만화가 장차현실씨가 그렸습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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