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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영화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가장 먼저 고려하시나요? 완성도? 주연 배우? 입소문? 사실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겠죠. 그럼 ‘배우의 사생활’은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말 많고 탈 많았던 이병헌 주연의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 드디어 다음달 13일로 개봉일을 확정했습니다. 순제작비 90억원에 이병헌·전도연·김고은이 주연한 <협녀>는 지난해 말 개봉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병헌이 20대 모델로부터 동영상 폭로 협박을 당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영화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협녀> 외에 이병헌이 주연한 또 다른 영화 <내부자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개봉이 미뤄졌죠. 영화계 한 관계자는 “이병헌이 출연한 외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성적을 보면서 <협녀>의 개봉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터미네이터>가 300만을 돌파하며 우려가 낙관으로 바뀐 것으로 안다”고 전하더군요.
실제 주연 배우는 관객의 선택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입니다. 씨지브이가 지난해 12월 관객 764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영화 선택 시 우선 고려사항을 묻는 질문에 ‘주연 및 조연 배우’라는 응답이 32%에 달해 ‘이야기(플롯)’라는 응답(56.2%)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25억원의 세금을 포탈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송혜교의 경우, 보도 직후 개봉한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이 예상외의 저조한 성적(162만여명)을 거둬 스캔들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상대 배우‘강동원’의 티켓파워도, 추석 연휴라는 시기적 이점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만듦새만 좋다면 배우의 사생활은 흥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한 홍보사 대표는 배우 설경구를 사례로 들며 “결혼을 둘러싼 악성 루머가 영화 개봉 때마다 언급되지만 <타워>(518만) <감시자들>(550만) <스파이>(343만) <소원>(271만) 등 전부 흥행에 성공했다. 작품의 완성도가 높고 배우의 연기력이 훌륭하다면 사생활이나 루머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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