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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영화에는 항상 배우 ○○○이 나온다.”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대부분 ‘참’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명감독에겐 각자 선호하는 배우가 있답니다. 올 여름 영화계가 증명하고 있는데요. <암살> <베테랑> <협녀>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감독과 배우의 재결합으로 화제가 되고 있죠.
<도둑들>에서 만난 최동훈 감독과 전지현·이정재는 <암살>로 다시 뭉쳤습니다. 최 감독은 오달수·김해숙 등 <도둑들>의 조연 배우들까지 불러모았는데요. 5일 개봉하는 <베테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이 <부당거래> 이후 5년만에 재회한데다 유해진·천호진·마동석 등 <부당거래> 출연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죠. 13일 개봉 예정인 <협녀>는 박흥식 감독과 전도연의 3번째 작품입니다.
최 감독은 <암살>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전지현·이정재에게 구상을 얘기하며 배역을 제안했다네요. 류 감독 역시 황정민을 주연으로 점찍고 <베테랑> 시나리오를 썼다는데요. 그는 “이 영화가 기존 형사물과 다른 것은 황정민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황정민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바 있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 <인어공주>(2004) 이후 전도연과 다시 만난 박흥식 감독은 “8년 전 전도연에게 출연을 제안했는데 <협녀> 시나리오 완성 후 연락하니 흔쾌히 약속을 지키더라”고 말했습니다.
감독이 특정 배우를 선호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쿵짝’이 맞기 때문이라는군요. 최 감독은 “감독과 배우도 ‘궁합’이 있다. 궁합이 맞으면 작업이 수월하고 결국 흥행성적도 좋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최 감독과 전지현·이정재가 만난 <도둑들>(순제작비 140억원)은 역대 4위에 해당하는 129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죠. 류승완-황정민의 <부당거래>(32억원)도 관객 272만명을 끌어모았는데요. 청소년관람불가임을 고려하면 꽤 좋은 성적이죠. 박흥식-전도연은 흥행보단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나도 아내가…>로 박 감독은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전도연은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습니다. <인어공주>로 둘은 백상예술대상 감독상과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죠.
‘환상의 짝궁’은 올해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암살>(순제작비 180억원)은 개봉 2주만에 65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순항 중입니다. <베테랑>(60억원)과 <협녀>(90억원)가 <암살>의 성적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올 여름 이들 영화가 이름값을 한다면, 짝꿍의 재결합은 앞으로도 계속될겁니다. 쭈~욱~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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