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경기 전망이 5분기 연속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주력 수출 업종인 반도체·전자·철강·화학 등이 부진하면서 대기업 체감경기가 중견·중소기업보다 더 나빠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전국 21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8월23~9월5일)한 올해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가 81로, 지난 3분기(79)와 큰 차이없이 5분기째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은 것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업종별로는 조선·부품(103), 의료·정밀(102)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경기전망지수가 100을 넘지 못했다. 원자재 국외 의존도가 높은 비금속광물(70)이 가장 부진했는데, 공급망 차질에 고환율이 겹친 때문으로 상의는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경기전망지수(69)가 중견·중소기업(82)보다 낮았다. 국내 수출 대기업의 주력 업종인 반도체, 정보기술·전자, 철강, 화학 업종의 경기전망이 모두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연말 즈음에 풀릴 것으로 봤던 대외 경기가 오히려 악화하거나 내년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나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더 민감한 대기업에서 부정적 전망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올해 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다고 보는 기업이 49.8%였다. 목표치를 달성하거나 이에 근접할 것이란 기업은 45.3%,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보는 기업은 4.9%였다. 올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리스크(중복응답)로는 원가 상승 및 원자재 수급 불안(82.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환율 등 대외 경제지표 변동성 심화(47.2%), 금리인상 기조(46.9%), 인플레이션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27.0%), 주요국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부진(19.5%), 미-중 갈등 등 공급망 리스크(18.9%), 기업 부담 법안 등 정책 리스크(7.8%) 등이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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