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노조 산하 푸르밀 노조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정리해고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갑작스러운 사업종료와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로 논란을 빚는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을 둘러싼 사회적 비판이 들끓는 가운데, 푸르밀 노동조합이 항의시위를 벌였다. 오는 31일 노조와 푸르밀 대표이사 ‘2차 면담’이 예정돼 있어, 사태를 둘러싼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26일 푸르밀 노조원 100여명은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어 “일방적인 사업종료와 정리해고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사주 일가의 무능한 경영을 비판했다. 이들은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흑자를 기록하던 회사가 오너 일가인 신동환 대표 취임 직후인 2018년부터 매출액이 감소하고 적자를 기록했다”며 “사태의 원인은 전적으로 잘못된 경영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근로기준법상 해고 50일 전까지 통보를 하고, 노조와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처야 함에도 경영진은 이런 최소한의 절차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국화학노조 산하 푸르밀 노조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정리해고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어 푸르밀 경영진 비판에 가세했다. 한노총은 “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 보장과 재매각을 비롯한 사태해결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25일 푸르밀에 40년 넘게 원유를 공급해 온 20여 낙동가가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원유에 대한 시가보상” 등 피해보상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4일 푸르밀 노조는 사쪽과 만나 이번 사태에 관한 면담을 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신동환 대표를 포함한 사쪽 3명과 김성곤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노조원 3명,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는 31일에는 사쪽과 노조가 ‘2차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겨레>에 “24일 만남에서는 일단 사쪽과 대화를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며 “2차 면담에서 진전된 이야기가 오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