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떨어지면서 6%대에 안착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시중은행 자동화기기(ATM)를 시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주요 은행의 대출금리가 불과 2주일 사이에 1%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연초 8%대를 넘었던 대출금리 상단이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에 일제히 6%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통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시장 금리가 떨어지고 금융당국 압박에 은행들도 앞다퉈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올린 데 따른 것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각각 7.148%, 7.130%였던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이번주에 6%대로 내려가게 된다. 국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신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와 신잔액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각각 최대 1.05%포인트, 0.75%포인트 인하하는 등 주택담보·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30%포인트 내린다. 하나은행은 25일부터 대면 방식의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인하한다.
우리은행과 엔에치(NH)농협은행은 지난 20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를 각각 0.4%포인트, 0.8%포인트 하향 조정해 이미 금리 상단이 6%대로 내려갔다. 농협은행은 다음달 초 청년 전·월세 상생 지원 우대금리를 0.3%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늘리고, 농업인 가계·기업 대출 우대금리를 0.3%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2일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하면서 약 14년 만에 열린 8%대 대출금리 시대가 보름 여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앞서 지난 2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600∼7.148% 수준이었다. 지난 6일(연 5.080∼8.110%)과 비교해 상단은 0.962%포인트, 하단은 0.480%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스스로 낮춘데다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가 지난달 예금 금리 하락 등을 반영해 지난 17일부터 0.050%포인트떨어졌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 연 4.360∼6.850%)와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 연 5.460∼6.490%)도 2주 사이 상단이 0.4%포인트 안팎으로 떨어졌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이 고점을 찍었다는 기대감과 자금시장 안정 등으로 시장금리는 계속 낮아지고 있어서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과 신용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과 1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각 0.423%포인트(6일 4.527%→20일 4.104%), 0.328%포인트(4.104%→3.776%) 하락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이 사실상 막바지 단계라 채권금리가 계속 떨어지는데다 은행들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조정하면서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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