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케이티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케이티 제공
케이티(KT) 차기 대표이사(CEO)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최종 확정하기 위한 정기 주주총회를 3주 앞두고, 표 대결 양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케이티 전체 지분의 7.79%를 가진 2대 주주 현대자동차그룹은 10일 케이티에 “대표나 사외이사 선출 같은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이사회가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겨레>와 전화 통화에서 “윤경림 후보 개인에 대한 반대는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윤 후보자 추천 과정과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만큼 (오는 31일 주총에서) 윤 후보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9월 현대차그룹이 상호주 교환 형태로 케이티 주식을 취득할 당시 “오로지 사업 협력만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크다.
그동안 업계에선 케이티 지분 10.12%를 가진 최대 주주 국민연금이 반대 표를 행사하더라도, 2, 3대 주주인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케이티 지분 5.48% 보유)이 찬성 쪽으로 뜻을 모으면 윤 후보가 대표이사에 최종 선출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거란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현대차그룹 태도가 달라지면서 윤 후보 쪽 표 계산에 큰 변수가 생긴 모양새다.
다만 신한은행은 현대차그룹과 달리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다른 법인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려면 금융위원회에 조건 등을 사전 보고해야 하는데, 지난해 2월 케이티 주식 취득에 앞서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할 뿐 의결권 행사는 않는 조건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티 소액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케이티 주주모임’에는 이날까지 전체 발행 주식의 1% 가량을 보유한 주주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주총 전까지 500만주를 모아 윤 후보자 쪽에 힘을 보태는 걸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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