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 수출이 7개월 연속 뒷걸음질 할 가능성이 확실시 된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수출입실적을 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23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 줄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의 감소폭이 같다. 이에 월간 기준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7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이 각각 39.3%, 26.8% 급감했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대중 수출은 10개월 연속 줄어든 바 있다. 철강제품(-12.6%)과 석유제품(-25.3%), 베트남(-30.5%)과 일본(-18.3%) 등도 두 자릿수 수출 감소세였다. 반면 승용차(58.1%), 선박(101.9%), 미국(1.4%) 수출 등은 늘었다.
수입액은 365억900만달러로 전년보다 11.8% 줄었다. 원유(-37.2%), 석탄(-20.2%) 등 에너지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반도체(-12.9%)와 석유제품(-41.7%) 수입도 줄어들었다.
4월 1∼20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41억3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 감소로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17% 축소됐지만, 지난해 3월부터 지속한 무역적자가 이달까지 14개월 내리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애초 예상한 대로 동절기 이후 에너지 수입이 감소하면서 전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차츰 줄고 있다”면서도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거래에서 단기적 요인과 구조적 변화가 결부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무역적자가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반도체 수요 감소, 수입 중간재 국산화 등으로 대중 무역적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다.
실제 이달 1∼20일 대중 무역적자는 19억96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무역적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56%에 이른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수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원스톱 수출 119’ 가동, 수출 확대를 위한 해외 설명회 개최 등 수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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